방학이라 기숙사에 머물던 학생들의 행복한 재잘거림이 사라진 학교 운동장에는 눈이 펑펑 내리는 소리만 들린다. 오늘 하루 지나면 녹겠지 했더니 다음날도 또 눈이 펑펑 내린다. 운동장에는 아이들의 궤적이 없이 그대로 눈이 쌓였다. 눈이 계속 오던 3일째 되던 날 창문 밖 풍경은, 펑펑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사방이 하얀 설탕가루를 덮어쓴 것 같다. 아이들이 등교를 안 하니 적막강산이다.
눈이 이렇게 많이 내려도 되는 걸까?
한국세시풍속사전에 의하면 `고려사', `퇴계선생문집'등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겨울에 내리는 눈의 양과 그 모양을 보고 다음해의 농사가 풍년이 될지, 비가 많이 올지 점을 쳤다고 한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보리밭은 눈으로 덮이게 되는데, 이 눈의 결정체들 사이사이에 공기가 들어 있어 열의 이동을 차단해 마치 이불처럼 땅속 온도가 내려가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초봄에 눈이 녹을 때는 흙 속 열을 빼앗아가면서 흙 속 해충들을 제거해주는 효과도 있으며, 흙에 녹아들어가 수분량을 적당하게 유지시켜준다. 게다가 이 눈 속에는 공중에서 흡수한 질소화합물이 들어 있기 때문에 땅에 녹을 때 비료를 뿌려준 효과를 내기도 한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무쌍한데, 앞으로도 눈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추측이 가능할까?
겨울철 눈이 많이 오면, 여름철에도 비가 많이 와서 적기에 모내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예측이 앞으로도 가능할까? 청주기상지청이 2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7년 지구 평균기온은 20세기 지구 평균기온보다 0.84 ℃ 높았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의 증거는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반도 부근 바닷물의 수온이 상승해 주변 생태계의 급변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60년 동안 바닷물 표층 수온이 1.31 ℃나 올라 제주도 주변은 아열대 어종이 부쩍 늘었으며, 울릉도에서는 오징어가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지구 평균기온이 올라간다면서 왜 이렇게 한파가 몰아치고 삼한사온이 보이지를 않는 것일까?
원래 중위도 지방 상공에 존재하는 제트기류는 지구 전체를 동서로 빠르게 돌면서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온대지방으로 내려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의 발표에 따르면 1960년대를 기점으로 갑자기 이 제트기류가 뱀의 꼬리처럼 남북으로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북극 지방의 차가운 공기가 그대로 남쪽으로 요동치며 내려오는 지역의 경우 북극 한파를 경험하게 된다고 보고 있으며, 이는 북극의 빙하를 녹이는 지구 평균 기온의 상승, 즉 지구온난화를 주범으로 보고 있다.
미국 트럼프대통령은 이러한 지구온난화를 중국이 만들어낸 사기라고 주장하며 파리기후협정의 탈퇴를 선언한 적이 있다.
최근에는 트위터를 통해 북미지역이 최근 추웠던 것이 어떻게 지구가 따뜻해진다는 것과 연관이 있겠느냐는 식의 글을 올렸다고 한다. 지구를 동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서쪽에 도착하게 된다는 사실과 함께 `극과 극은 통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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