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조직 개편
또 조직 개편
  • 임도순<수필가>
  • 승인 2017.08.03 2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 포럼
▲ 임도순<수필가>

정부 조직이 또 바뀌었다. 법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을 거쳐 18부 5처 17청 2원 4실 6위원회로 확대 개편되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어떤 분야에 주안점을 두느냐에 따라 조직이 변하고 부서 명칭도 바뀐다. 정부 부처가 생기고 이름이 변경되는 것은 내용을 알차게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정부 조직법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일이 반복 될까. 최소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 조직이 변할 이유가 되는지 의구심을 갖는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조직부터 손질한다. 조직이 자주 변하니 어떤 부처(部處)가 있는지 현재의 정확한 명칭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한다. 그중 대표적인 부서가 행정안전부와 농림축산부이다. 내무부에서 행정자치부, 행정안전부, 안전행정부, 행정자치부로 되더니 최근에는 행정안전부로 안착한다.

농림축산부도 농림부로 출발하여 농수산부, 농림수산부, 농림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농림축산부로 되었다.

이 밖에도 여러 부서가 명맥을 길게 유지하지 못하고 변하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의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부처가 세분화되었을까?

학창시절 머릿속에 남아있는 우리나라 조직은 1원 13부 3처 5청이다. 그때는 오랫동안 변하지 않아 항상 그대로 존재하고 변하면 안 되는 줄 알았다. 지금도 그 시절의 부처 명칭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고 재생된다. 시대가 변하여 다양한 새로운 생활환경이 많이 생겨났겠지만 꼭 새로운 부처가 출생해야 하는지 짚어볼 일이다.

요즈음은 개인이 개명하는 분도 있다. 오래도록 나를 대신하던 이름이 어느 날부터 다르게 불리게 된다. 문제는 한번 입력시켜놓은 기억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바뀐 이름이 다시 한자리를 차지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얼굴을 보면 현재보다는 과거의 이름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정부 부처 명칭은 더 기억하기 어렵다. 자주 듣고, 불러보지도 않아 익숙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이름을 알 만하면 바뀐다. 내가 찾는 부처가 존재하고 있는지, 사라지고 없는지 확인 단계를 거쳐야 하는 실정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부처는 변하지 않아야 한다. 잦은 변화는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신뢰하기도 어렵다.

가끔 외교문제로 외국의 부처 이름이 뉴스에서 나오면 귀에 익숙하게 들린다. 그만큼 변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대외적으로 나라를 대표하기도 하기에 부처의 명칭은 오래 유지되어야 한다. 국민을 위한 정부 조직,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부 조직으로 자리 매김을 해야 한다.

국가 조직의 부처 이름이 수시로 변함을 긍정적으로 보지 못한다. 부처의 명칭이 자주 변하니 어디에서 어떤 업무를 취급하는지 헷갈린다. 더군다나 거의 같은 이름을 앞뒤만 바꾸는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부처 명칭은 그대로 두는 것이 옳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정권이냐에 따라 변하는 국가 조직이라면 과연 올바른 조직일까.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계속 유지되는 그런 조직으로, 정부 조직법이 국회에서 논의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