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천원 배회감지기 대여 치매노인 길 잃을 걱정 `끝'
월 3천원 배회감지기 대여 치매노인 길 잃을 걱정 `끝'
  • 김상규 기자
  • 승인 2015.05.21 2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상당署 실종 80대 40분만에 구조 … 실시간 위치추적 덕분

정영호 경사, 지문사전등록과 결합 `실종예방시스템' 적극 홍보

지난 15일 오후 2시 112상황실에 ‘치매노인 이모씨(80)가 집에서 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공조요청을 받은 청주 상당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쯤 실시간 위치추적을 벌여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 이씨의 집에서 10㎞ 떨어진 문암생태공원 인근에서 이씨를 발견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신고에서 구조까지 불과 40여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신속한 구조가 가능했던 것은 이씨가 실시간으로 위치추적이 가능한 배회감지기 이용자인데다 올해만 5번째 실종 신고였기 때문이다. 배회감지기를 이용하면 치매노인의 위치정보를 5분 단위로 조회할 수 있어 경찰의 도움없이 보호자 스스로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씨의 가족은 지난해 12월 18일 이씨가 처음 실종돼 구조된 뒤 배회감지기를 신청하고 나서 가출때마다 매번 경찰에 신고한다. 당시 배회감지기를 권유한 상당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정영호 경사의 부탁 때문이다.

치매를 앓던 자신의 할머니가 가출해 길에서 저 세상으로 떠난 아픈 경험이 있는 정 경사는 지난해 10월부터 경찰의 지문사전등록제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배회감지기를 결합한 ‘치매노인 실종예방 원스톱시스템’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홍보예산이 부족한 탓에 그는 궁여지책으로 112신고·구조사례를 언론을 통해 알리는 방법을 써 효과를 보고 있다. 그의 노력으로 청주의 배회감지기 이용자는 지난 3월 2명에서 5월 20일 현재 45명으로 늘었다.

정 경사는 또 충북도의 협조를 얻어 각 시·군 보건소를 통해 홍보 팸플릿을 배포하고 신청업무를 대행해주는 일도 하고 있다. 그는 “배회감지기를 이용한 실종예방 시스템이 노약자의 안전은 물론 치안공백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의 한 요양원에서 치매노인 조모씨(82·여)가 가출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타격대 등 40여명을 투입해 실종신고 5시간만에 조씨를 구조했다. 반면 배회감지기를 사용하는 경우 수색을 위해 1~2명의 경찰관만 출동하면 해결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치매증세로 노인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청주시 노인은 2048명이다. 배회감지기는 치매 증상으로 길을 잃어버린 노인의 위치 정보를 GPS통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보호자에게 알려 실종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복지용구다.

국민건강 보험공단에서 노인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치매노인은 월 3000원 정도의 대여료 부담으로 이용할 수 있다.

/김상규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