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 경기도 시흥에서 거주하던 중국교포 김하일의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전국에 알려지자 외국인노동자들을 대하는 국민의 시선이 변했다.
오원춘·박춘봉에 이어 잊을만 할 즈음 또다시 발생한 중국교포에 의한 엽기 살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자칫 외국인혐오증(xenophobia)으로 진전될 수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공장이 2000여개가 밀집되어 있는 음성군 관내에도 외국인 노동자 등 외국인이 7500여명이 거주하고 있어 외국인 범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술 먹고 싸우는 경우도 빈번하고, 무리를 지어 다니고 있어 주민들은 막연한 두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경찰은 음성군을 외국인 밀집지역 ‘가급’으로 지정하여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매주 지방청 국제범죄수사대원이 점검하고 있고 경찰서도 수사·외사부서에 전담반을 지정해 외국인조직폭력배나 강력범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자세하게 살펴보면 외국인들은 억울한 측면이 많다.
2012년 경찰청 통계를 보면 내국인범죄율은 3.7%이지만 외국인범죄율은 거의 절반수준인 1.9%다. 내국인이 더 많은 범죄를 저질렀다.
2011년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인구 10만명당 검거인원이 한국인은 3692명이지만, 외국인은 2429명이다.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도 한국인이 1033명이고, 외국인이 918명이다.
특히 중국교포들은 더 억울하다. 2011년 자료에 의하면 등록외국인 10만 명당 범죄검거인원은 몽골 7064명, 미국 6756명, 캐나다 4124명, 러시아 3785명, 태국 3634명, 파키스탄이 2995명, 우즈벡 2981명, 중국 2921명, 대만 2357명, 베트남 2205명, 필리핀 1394명, 방글라데시 1174명, 일본 615명, 인도네시아 578명이다. 그동안 발생한 엽기적 사건의 기억 때문에 중국에 대한 나쁜 인상이 우리가 느끼는 것과 실제 통계와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음성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하는 외국인범죄를 보더라도 외국인들 간 사소한 시비나 폭행은 간혹 발생하지만 살인이나 강도 등 강력범죄를 일으킨 경우는 없다. 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것은 낯설고 물 설은 곳에 살다보니 동료들과 어울려 이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은 얼굴색과 언어가 다르니까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손가락질을 하게 된다.
생각을 바꿔보면 그들은 우리나라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존재들이며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바도 크다. 작게는 택시나 편의점 등의 귀한 고객이기도 한다.
음성경찰에서는 서로간 소통의 부족에서 발생하는 오해를 줄이기 위해 외국인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통계를 들어 홍보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외국인들에게도 범죄예방교실이나 다문화 가정 운전면허 교육 등을 통해서 외국과는 다른 한국의 문화나 관습 등을 교육시키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오래 생활한 외국인들을 선발하여 프렌즈 폴(friends pol)을 결성하고 새로 입국한 외국인들의 빠른 한국 적응을 위한 멘토역할도 맡기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자 외국인 스스로 자울방범대를 만들어 주기적으로 경찰과 합동 순찰을 벌이는 등의 활약도 펼치고 있다.
극소수 외국인들의 엽기적인 범죄로 인해 모든 외국인들이 피해를 보아서는 안된다. 범죄를 저지르는 외국인은 철저히 골라 처벌하고,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외국인들에게는 우리 국민과 차별 없이 상생하는 그런 사회가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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