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 교사 <증평정보고 교사>
지난 칼럼에서 혜성을 탐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적은 적이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물과 유기물이 혜성에서 왔을 것으로 생각했고, 유럽의 과학자들이 ‘로제타’(탐사선)을 혜성에 보내 착륙시켰고, 그 이후의 분석 결과가 기대된다는 내용이었다.
드디어 혜성에 착륙한‘로제타’로부터 시료를 채취한 데이터가 도착했고, 과학자들은 지구의 물의 기원이 혜성일거라 생각했지만 분석한 결과는 과학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더 자세하게 알아보아야 하겠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는 혜성에 포함되어 있는 물과 지구의 물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혜성의 얼음을 질량분석을 한 결과 지구의 물보다 무겁다는 것이다. 같은 물인데 질량이 다를 수 있을까?
물은 수소 두 개와 산소 한 개가 뭉쳐서 생기는 물질이다. 물에서 수소는 양성자 하나와 전자 하나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나 몇몇 물은 양성자 하나, 중성자 하나, 전자 하나로 이뤄진 중수소와 결합해 더 무거운 물이 만들어진다.
이번 로제타의 분석에 따르면 혜성 67P의 물은 지구상의 물보다 중수소-수소의 비율이 3배나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우주는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주는 우리가 생각하는 완벽과는 좀 거리가 있다. 많은 행성은 타원 궤도를 돌고 있으며, 우주의 별들과 은하의 생성도 우주가 완벽히 균질하지 않기 때문에 형성되는 것이다.
동위원소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원래 모습에서 중성자를 얻어 무거워지는 원소들로 자연상태에서도 많이 만들어진다. 어떻게 보면 원소계의 돌연변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은 부족한 부분을 이용해 멋진 발명품을 만들어내곤 한다. 인간의 눈의 한계를 역 이용하여 영화를 만드는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동위원소도 인간을 피해갈 수 없었다. 현재 동위원소를 이용하여 생체 내에서 물질대사를 추적하거나 비파괴 검사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과거에 만들어진 사실에 대한 시간을 측정하기도 한다.
동위원소는 자연적으로 붕괴해 본연의 원소로 돌아오는데 이는 온도나 압력 등의 요인과 관계없이 일정한 비율로 나타난다. 예를 들면 우라늄 238이라는 물질은 자연에서 붕괴하여 2납206이 되는데 우라늄 238의 양이 반만큼 납206으로 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45억 년이다. 이를 활용하면 암석에 남아있는 우라늄 238의 양과 납206의 양을 측정하면 그 암석이 만들어진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또 탄소 14라는 동위원소는 우주에서 오는 입자와 충돌해 생기는 원소인데, 식물에 흡수된다. 오래된 목재나 그것을 원료로 만들어진 종이나 가구 등에 속해있는 탄소 12와 탄소 14의 비율을 측정하여 대기 중의 비율과 비교하면 목재가 어느 시기에 채취되었는지 알 수 있다. 어쩌면 돌연변이로 탄생한 동위원소지만 인간은 그 가치를 찾아내고 활용하고 있다. 세상에 이유 없이 태어난 생물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