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로 끝난 불법 게임 단속
보여주기'로 끝난 불법 게임 단속
  • 최영덕 기자
  • 승인 2006.08.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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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청장 지시에 사전 준비없이 업소 급습 '부실단속' 초래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장에 대한 경찰의 단속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단속이 사행성 게임장을 근절하기 위한 단속보다는 보여주기식 단속활동을 보여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더욱이 사행성 게임장이 불법영업을 하고 있는지 여부와 확인을 위해 사전답사를 통한 증거를 확보한 뒤 급습하는 것이 통상적인 경찰단속 방법이지만 사전 준비없이 급습해 실효성 없는 단속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실제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 21일 밤 9시부터 자정까지 3시간 동안 청주지역에 있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였다.

이날 경찰은 바다이야기와 황금성, 오션파라다이스 등 청주지역 게임장 7곳을 비롯해 성인PC방 등 모두 8곳을 단속했다.

단속에 적발된 업주 등 24명(불구속 17명, 즉심 7명)을 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컴퓨터 38대를 압수했다. 이날 적발된 업소 또한 경품취급 위반 3곳, 설치비율 위반 3곳, 무등록 1곳 등이 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러하자 경찰의 단속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경찰은 단속에서 게임기의 승률조작이나 환전행위 등 정작 도박업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불법행위에 대해선 전혀 밝혀내지 못하고, 정확한 첩보나 피해자 진술 등 증인들을 통한 사전 계획없이 급습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미등록상품권 사용이나 성인용·청소년용 게임기 설치 비율 위반 정도는 적발돼도 관련 10일에서 한 달 정도의 영업정지 처분이 고작이고, 아무 혐의도 밝혀내지 못해 입건조차도 힘들다는 게 일선 경찰관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택순 경찰청장이 이날 주재한 지방경찰청장 화상회의에서 도박업소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에 나설 것을 지시하자 부랴부랴 단속 계획을 세우다보니 '부실단속'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한진희 충북경찰청의 단속 현장 방문을 위해 일정을 잡다보니 '단속을 위한 단속'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경찰관의 설명이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날 단속은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사행성 게임장에 대한 경찰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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