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이 밝았다
‘계사년’이 밝았다
  • 김민주 교사 (충북과학고)
  • 승인 2013.01.0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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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김민주 교사 (충북과학고)

2013년이 시작되고 많이 듣는 말 중에 계사년이라는 단어가 있다. ‘계사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우리는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마다 헷갈리는 단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1882년 발생한 임오군란, 1884년 갑신정변 등이 그것이다. 임오라는 군인이 난을 일으킨 것도 아닐 것이고, 갑신이라는 사람이 변을 당한 것도 아닌데 임오라는 단어와 갑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으니 단어의 의미가 모호할 수 밖에 없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눈치를 채고 있겠지만 이것은 육십갑자 또는 간지라고 불리는 중국의 역법에서 가장 잘 쓰이는 주기를 나타내는 단어들 중에 일부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무언가를 외울 때 리듬을 넣어 외운 경험이 있다. 예를 들어보면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와 같이 태양계 행성들의 앞 글자를 따서 외운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혹시 이런 것을 외운 적이 없는지 기억해 보자.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 이것은 십이지(十二支) 또는 지지(地支)로 중국 상나라(BC 1600~BC 1046) 말기 갑골문자에서 처음 나타났으며, 한나라 때 일반화되어 방위나 시간을 나타내는 단위로 사용되었던 단어이다. 후에 이것을 쥐,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의 12동물과 대응시켜 사용하게 됐고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띠가 이것이 된다. 또 다른 것으로는 갑, 을, 정, 병, 무, 기, 경, 신, 임, 계라는 단어로 조금 생소하지만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천간(天干) 또는 십간(十干)으로 불리며 점술가들은 이것에 음양과 오행을 결부시킨다.

십간과 십이지를 합쳐서 육십간지(六十干支)를 만들게 되며 만드는 방법은 처음에 십간의 첫째인 ‘갑’과 십이지의 첫 자인 ‘자’를 붙여서 ‘갑자’를 얻고, 다음에 그 둘째인 ‘을’과 ‘축’을 결합하여 ‘을축’을 얻는다. 이와 같은 순서에 따라 하나씩 조합해 보면 60개의 간지를 얻은 후, 다시 ‘갑자’로 돌아온다. 우리나라에서 61번째의 생일을 ‘환갑’이라고 하는 의미가 자신이 태어난 해의 간지가 돌아온다는 의미로 붙여지기도 했다.

이런 육십간지는 현재와 같이 아라비아 숫자로 된 태양력이 통용되기 전에 사용되던 시간을 구분하고, 날짜의 순서를 매겨나가는 방법으로 사용됐다. 현재에도 달력에 보면 드문드문 그날을 뜻하는 동물이 그려져 있는 달력이 있으며, 이것으로 동양에서는 사주팔자, 궁합, 길일 등을 계산하기도 한다.

올해에 해당하는 계사년은 서양력을 60으로 나눠 나머지가 33인 해를 나타내며, 동양적인의미로 해석해 보면 검은 뱀을 나타내는 해로 점술가마다 다양한 해석을 내보내고 있다. 사주팔자 및 궁합 등이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태어난 시간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면 참으로 슬플 것 같다. 새로운 한해가 시작됐다. 운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자신의 삶을 빛낼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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