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주교 "성추행 인지 후 적절히 조치 못한 책임 인정"
가톨릭 주교 "성추행 인지 후 적절히 조치 못한 책임 인정"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4.2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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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10대 소년 7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된 루게로 콘티 가톨릭 성직자에 대한 재판이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재개된 가운데, 이날 AP통신이 단독 입수한 검찰조사기록에 따르면 콘티를 담당한 기노 레알리 주교가 콘티의 범죄사실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8년 12월 조사기록에 따르면 레알리 주교는 콘티가 경찰에 체포되기 2년 전, 그가 소년들을 성추행했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콘티가 소년들을 관리하는 것을 그만두도록 조치하거나 이를 당국에 알리지 않았다.

다만 레알리 주교는, 콘티에게 성추행 주장과 관련한 근거가 있는 것이냐고 물었으나 콘티가 자신을 둘러싼 주장에 대해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부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콘티에게 소년들을 콘티의 집으로 초대하지 말라고 말했으나, 이후 레알리 주교 자신이 이를 강요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 조사관이 "콘티의 동료들이 불만을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 사건을 추적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하자, 레알리 주교는 "그렇다. 심각한 일이 있어났다는 팩트(fact)는 있었지만, 정확한 항의 없이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고 답했다.

콘티는 지난 2008년 6월30일, 세계청년대회를 기념해 교구에 있는 청년들과 함께 시드니 여행을 준비하던 당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그 해 열린 공판에서 소년들을 성추행했다는 것을 부인하고 대신 이들을 껴안거나 쓰다듬기를 좋아했다는 점에 대해서만 시인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소년들은 콘티가 자신의 집으로 저녁을 먹거나 영화를 보기 위해 초청한 뒤 수음하거나 구강성교를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현재 그는 성폭행 및 성매매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주 몰타를 방문해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톨릭 성직자의 성추행 스캔들과 관련해, 희생자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어린이를 보호하고 성추행자들을 재판에 회부하기 위해 교회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재 이탈리아의 반(反) 소아성애 단체인 '프로메테오'는 교황과의 알현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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