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다운 교복의 기준은 무엇인가
교복다운 교복의 기준은 무엇인가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9.02.10 2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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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복을 두고 학생과 학교가 보는 시각차이는 크다. 학생들은 나름의 패션으로 소화하고 싶은 마음에 '치마 길이는 최대한 올리고, 허리선은 최대한 살리는'스타일을 원하지만 학교 측은 최대한 교복다운, 학생답게 입도록 지도하느라 애를 먹는다. 교칙과 반대로 하고 싶기 때문에 학교는 반항이라고 말한 한 학생의 말이 기억난다. 교칙과 반대로 하고 싶은 것 중에 교복규정도 예외는 아니다.

여학생 교복은 학교별로 차이는 있지만 '상의는 뒷목선에서 19.5인치로 치마허리선을 덮을 수 있는 길이(10이상), 치마 길이는 무릎 밑까지(골반치마 지양)'로 규정을 두는 경우가 많다. 학교 입장에선 교복규정을 어긴 학생보다는 규정대로 제작한 옷을 입은 학생을 찾기가 더 쉽다보니 나름의 고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학교측과 상의없이 판매하는 '변형 교복'이 교복값 인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교과부는 오는 18일까지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변형 교복을 판매하는 대리점이나 업체, 가격인상 현황, 디자인 및 기능 변형 사례 등을 조사한 뒤 가격 부당 인상업체 등에 대해서는 시정조치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학생들이 변형된 교복을 입은 게 하루 이틀 이야기는 아니다. 교복 변형을 주시하기보다는 인성의 변형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시점에서 교복다운 교복의 기준은 무엇인가.

학생 신분을 나타내는 표현인 만큼 활동성, 무난한 디자인 등이 반영됐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도 학생도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일선 학교가 정한 교복규정이 경영학적 측면에서 말하는 협상의 원칙 가운데 필요를 충족시키는 최상의 대안은 아닌가보다. 치마길이가 무릎까지라야 교복답다는 학교측과 드라마에서 구혜선이 입은 허리선부터 두 뺨 내려온 길이의 치마 정도라야 다리 선이 산다고 생각하는 학생들. 등·하굣길 버스를 타보면 어느정도 길이가 적당한지 대충은 안다. 치마가 너무 길면 앞자락이 밟히고 너무 짧으면 노출이 불가피하다.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규정은 무용지물이다. 교복의 본래 기능은 살리면서 학교와 학생 둘 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오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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