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5.25→5.00%… 경기부양 의지 풀이
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5.25%에서 5.00%로 0.25%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한 후 약세를 보이던 국내증시가 소폭 상승 마감했다.또한 금리인하로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당초 우려는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우선 한은이 이날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기업의 투자심리와 가계의 소비심리를 끌어올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금리를 내린 것은 지난 2004년 11월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은이 금리인하 조치를 취한 이후 주식시장은 3%정도의 반짝 상승세를 보였으나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고 전날보다 0.63%(8.20포인트) 오른 1294.89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도 장중한 때 1485원까지 치솟았다가 전날보다 달러당 15.50원 떨어진 137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하고 경기가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현 시점에서는 무엇보다 시장의 신뢰형성이 중요한데 오늘 금리인하 조치는 한은이 현재 위기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한은의 금리인하에 대해 금융업계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유럽과는 달리 우리나라 시장은 달러부족 사태를 겪고 있어 이번 금리 인하가 원화약세와 외국인 주식 매도를 촉발하는 악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외국인은 불어나는 환차손을 덜어내기 위해 주식 매도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경기 충격은 금리가 아니라 재정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업계 다른 관계자도 "금리인하로 인해 주가가 반짝 급등세를 보였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금리인하가 오히려 물가를 더 끌어올리거나 경기둔화의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경우 증시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오히려 금리인하가 원·달러 환율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고 다른 나라보다 떨어지는 속도가 낮은 물가를 내려가지 못하게 해 악재로 돌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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