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지부문 은상> 내 영원한 동행자이자 반쪽인 당신에게
'부부의 날' 충청타임즈에 날아든 감동스토리
류 인 영 <제천시 신백동>
살면서 이렇게 당신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연애 할 때는 곧잘 당신에게 편지를 썼던 것 같은데 함께 살면서는 왠지 쑥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올해로 당신과 부부 인연을 맺은 지 십년이 됩니다. 십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했던 것들이 한편의 영화 필름처럼 그렇게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처음부터 결혼 생활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몇 십년동안 몸에 배어 있던 생활 습관을 다른 이와 함께 공유하면서 바꾸어 가야 한다는 것이 저나 당신에게는 많이 힘들었겠지요.
그때마다 당신은 많이 참아 주었습니다. 화 한번 내지 않고 속으로 삭이는 당신을 보면서 그 때는 몰랐습니다. 지금은 그런 당신의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당신에게 제일하기 힘들었던 말이 사랑해라는 말보다 고맙다는 말이었습니다.
여보! 당신과 제 마음속에는 서로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은 서로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그런 아픔이 있습니다. 누군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몸이 그것을 먼저 알아 갑니다.
우리 사랑하는 큰 딸 민지를 보내고 오던 날...... 당신은 통곡하면서 우는 저를 끌어안고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울면 우리 민지 하늘나라로 못 떠난다고."
그 순간에는 제 고통만 알았습니다. 당신의 가슴이 얼마나 찢어져 나가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따스한 위로도 당신께 못해 드렸습니다. 당신은 저보다 더 강한 남자라고 생각했기에...... 당신께 받으려고만 했습니다.
당신만 아프게 한 것이 아니라 병석에 누워 있던 우리 딸에게도 아픔만을 선사해 주지 않았나 싶은게 지금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그 아이가 바랐던 것은 아주 작은 것인데...... 당신과 제가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는 모습이었을 텐데......
바보처럼 알았습니다. 자식을 보내 놓고 제가 가진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해야 하는 일인지를 뒤늦게 알았습니다.
여보! 당신의 얼굴에 늘어나는 주름만큼이나 검게 타 들어 가는 피부 색깔만큼이나 그것이 우리 가정을 지켜 내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나니 세상이 달리 보였습니다. 그 욕심 속에 당신의 욕심도 버렸습니다.
당신을 이해하려 더 노력했습니다. 제 입장에서가 아닌 당신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니서운한 것도 없고 오히려 더 감사함이 생겼습니다. 당신이라는 존재가 지금 제 옆에 없었다면 저역시 살아가야 하는 이유도 없었겠지요.
여보!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십년동안 당신에게 하지 못한 말을 말입니다. 당신 마음 아프게 해서 미안하고 못난 제 옆에 묵묵히 있어 주어서 고마워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힘들고 지칠 때면 우리 큰 딸을 생각하면서 힘내서 살아가요. 그 아이가 우리에게 준 또 한번의 기회를 이제는 놓치지 말아요. 그리고 당신은 저에게 있어 영원한 동행자라는 것도 잊지 말아요.
사랑합니다. 십년 전 그때처럼 말입니다.
당신의 반쪽이......
사진으로 보는 부부의 날' 기념식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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