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늘 하는 것이 다짐이다. 원불교를 믿는 원불교인들의 마음속 다짐은 소태산 대종사님이 말씀해 주신 광대무량한 낙원세계를 건설하는 것임에 변함이 없다. 하지만 새해의 다짐은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것이다. 원불교의 종법사는 새해가 되면 신년법문으로 원불교인들의 다짐의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원불교 왕산 종법사의 신년법문을 소개한다.
우리 모두 ‘하나’ 되어 ‘감사’하고 ‘보은’하자. 원기 110년 새해를 맞이하여 법신불 사은님의 은혜가 모든 생령과 온 누리에 가득하고, 재가출가 교도 여러분께서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첫째, 일원상 진리 앞에서 하나로 삽시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일원상 진리’를 밝혀 일원은 우주 만유의 본원(本源)이며 제불 제성의 심인(心印)이며 일체 중생의 본성임을 드러내 주셨습니다. 그 사실을 알지 못 할 땐 우주 만물이 각각 나뉘어 있고 세상 역시 분열과 갈등만 있는 듯 보이지만, 각자의 근본 마음인 일원상 진리를 깨달으면 모든 것이 본래 하나임을 알게 됩니다. 모두가 ‘근본은 하나이면서 동시에 따로 존재’하므로 각각의 존재는 있는 그대로 신성하고 유일하며 존귀함 그 자체입니다. 일원상 진리로 하나의 마음이 될 때, 너와 나, 사람과 사회, 인류와 자연은 조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지금 세상은 문화와 종교, 이념과 가치관 등의 차이로 많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고 평화를 이루는 길은 서로를 존중하며 대화하고 화해하는 데 있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하나 되는 길로 나아갑시다. 우리가 그 일에 앞장서서 일원상 진리의 밝은 빛으로 하나 되고 그 영향력이 이웃과 세상에 전달되도록 합시다.
둘째, 사은(四恩) 속에서 감사하고 보은합시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일원상 진리’를 통해 생명과 존재가 그 근원은 하나이며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그 진리는 사은(四恩), 곧 천지·부모·동포·법률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우리는 그 은혜 속에서 태어나 살아가며 동시에 나 자신도 그 은혜의 일부로 존재합니다. 따라서 사은은 우리의 존재근거이며 생명 그 자체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삶과 자연의 근원인 사은의 은혜를 깨닫고, 그 은혜에 감사하고 보은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감사와 보은은 우리의 삶을 은혜로 충만하게 할 뿐 아니라 세상을 은혜로 가득 채울 수 있습니다. 나 혼자 잘 사는 세상은 있을 수 없습니다. 원망하고 배은하는 삶은 자신을 파괴하고 세상을 병들게 합니다. 서로 은혜를 나눌 때 우리는 진정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은혜로운 삶은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고, 어려움을 당한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가난한 이웃, 소외된 이들, 나와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은혜를 나눔으로써 모두가 더불어 공존하는 낙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의 슬픔과 고통이 곧 우리의 슬픔이며 고통임을 우리는 압니다. 그러니 그들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는 것이 바로 은혜를 실천하는 구체적 방법이 될 것입니다. 감사와 보은의 마음으로 베푸는 나의 작은 선행, 다른 이의 기쁨과 아픔에 함께 공감하고 나누는 마음은 모두가 평화롭고 은혜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