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지' 편찬과 지역 정체성 확립
`충청북도지' 편찬과 지역 정체성 확립
  • 신영우 충청북도지편찬위원회 부위원장
  • 승인 2024.07.1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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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영우 충청북도지편찬위원회 부위원장
신영우 충청북도지편찬위원회 부위원장

 

`충청북도지'가 32년 만에 새롭게 나온다. 역사를 비롯해서 산업·문화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모두 28권을 발간한다. 먼저 나오는 자연환경·인문환경·선사·고대편 4권은 편집이 산뜻해서 보기에 좋다. 450쪽 내외로 묶어서 읽을 때 편리하다.

새로 편찬한 `충청북도지'는 전문성과 활용성에 중점을 두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집필해서 깊이가 있되 사진, 지도, 도표를 많이 넣어 교육 현장 등에서 활용하기 쉽게 만들었다. 책장에 모셔놓는 책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바로 찾아서 볼 수 있는 도지라고 평가된다.

`충청북도지'는 1954년 제1차 발간과 1972년 제2차 발간에 이어 1992년에는 3차로 발간된 바 있다. 이번에 나오는 `충청북도지'는 4차가 된다. 이처럼 여러 차례 도지가 편찬되는 까닭은 간행사에서 잘 드러난다. 6·25 전란을 겪은 직후인 1954년 제1차 도지의 간행사는 `도지를 갖지 못한 것은 문화를 자부하는 충북으로서 일대 유감'이라고 배경을 말했다. 그리고 `충북의 역사 인물과 발전 자취를 그려내고 명승고적을 설명해서 특색을 들춰낼 것'이라면서 도지를 펴냈다.

제1차 도지는 사회가 매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제2차는 한창 개발사업이 진행될 때, 제3차는 서울올림픽을 치룬 직후 나왔다. 그렇기에 제4차는 오늘날의 충북 위상을 보여주며 문화강국으로 도약한 내용이 담길 것이다.

도지는 `충북인의 시각으로 도내 전 분야를 총망라하는 공인된 기록서'라는 목표로 발간된다. 동시에 온라인 기록저장소 역할을 하는 충북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사업도 진행하게 된다.

선진 외국의 발전 토대가 자국 문화를 수집해서 기록저장소에 모아놓은 시스템이었다. 지금은 방대한 문화유산 아카이브를 구축해서 세계에 공개하고 있다. 국내는 서울역사편찬원의 사업이 본받을 만하다. 1949년 시사편찬위원회로 출발하여 역사 문화의 기초와 사료를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울 문화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러한 사업은 문화 계승뿐 아니라 미래 세대의 정체성 확립과 직결되는 사업이다.

지방자치시대에 지역 정체성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자연환경과 역사 배경을 토대로 지역 정체성이 확립된다. 공간과 문화의 특징 속에 충북 문화가 형성되며,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기능한다. 이 때문에 각 시도가 활발히 지역사 정립에 나서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 도지(도사) 편찬을 추진하지 않은 지자체는 충북밖에 없는 사실은 성찰해야 할 문제였다. 주요 거점도시가 확장되고 신도시가 개발되어 인구 이동이 많아진다. 새로 성장하는 세대는 전과 다른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충북인의 문화 정체성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충청북도지'는 공인된 지역 역사서인 동시에 문화 정체성 확립의 기초가 될 것이다.

충북은 국토의 중심부에 있으면서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이며, 갈수록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충북 문화의 정체성을 수용해서 충북 발전에 함께 이바지할 조건을 갖출 필요가 있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충북 문화의 아카이브가 긴요한 때이다.

앞으로 `충청북도지'는 충북 역사의 원천 콘텐츠가 될 것이고, 이를 활용해서 문학과 예술 분야 등에서 제2차 콘텐츠가 나올 것이다. 충북이 배경인 대하드라마와 세계인이 감동하는 영화 등의 창작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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