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보는 유럽사
도시로 보는 유럽사
  • 오승교 중원교육문화원 사서
  • 승인 2024.04.1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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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교 중원교육문화원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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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여행할 때 캐리어가 잘 고장 난다는 말이 있다. 많은 유럽 도시들의 바닥이 돌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 바닥을 비롯해 오래된 시설이 많음에도 건물, 거리의 분위기 등은 매우 고품스럽게 느껴졌다. 불편하거나 오래된 시설들이 있더라도 세월에 뒤처져 있거나, 낙후되었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문화에 대한 자부심, 남들 눈치 보지 않는 자신감과 당당함, 민주주의를 스스로 쟁취했던 시민 의식 등이 오랜 전통으로 뿌리깊게 내려오며 생긴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 `도시로 보는 유럽사'(백승종 저)는 정치적, 사회적 변천사를 중심으로 유럽의 18개의 도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언뜻 보면 책의 목차와 진행 방법은 일반 여행안내서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각 도시의 유적과 유물을 보며 번창했던 시기에 주목하는 동시에 역사적 맥락에서 각각의 도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스탄불의 옛 지명인 콘스탄티노플은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이다. 이로 인해 상업과 무역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고 늘 부유한 도시의 혜택을 입으며 성장했다. 따라서 부유한 콘스탄티노플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전쟁은 불가피하게 늘 발생했다.

베니스는 상인의 역사이다. 비엔날레의 새로운 미술 시장을 열었고, 르네상스를 선도했다. 지금의 베니스는 물의 도시로 관광으로 매우 유명하다. 하지만 그 역사를 들여다보면 더욱더 다양한 관점의 베니스를 보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도시는 암스테르담이었다. “신은 만물을 창조하셨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그 나라 사람들이 창조했다”라는 말처럼 해수면보다 아래의 땅을 도시로 바꾼 이들의 비결이 궁금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를 만든 네덜란드의 근성이 매우 와 닿았다. 개인적으로는 오렌지 군단의 축구로 인상깊은 나라이다. 그런데 네덜란드의 축구 성향도 창의적인 축구로 좋은 평가를 갖는다. 다소 억지스러울 수 있지만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를 만든 국민성이 축구에서조차 창의적인 성향을 자연스럽게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엔나는 도시의 아름다움 만큼이나 주거비용을 비롯한 교통비 등이 다른 유럽도시들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다. 여러 역사를 통해 보수적 정치가 우세한 도시이지만 `비엔나의 정치적 보수성이란 외부인의 침입으로부터 시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방어 수단일지도 모르겠다.'

그 밖에 파리는 민주주의의 상징, 덴마크는 우리에게도 너무도 잘 알려진 `레고'의 나라, 베를린은 과거의 역사를 사죄하고 반성함으로 앞으로 나아가려는 미래를 상징하고 있다.

유럽의 여러 도시 역사를 통해 세계사의 흐름도 배울 수 있었다. 배움 속에 유럽이 지금 시대의 선진국 반열에서 세계를 주도해 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 우리도 여러 역사를 교훈 삼아 세계사의 중심에 서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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