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봐도 머리에 남는 어린이 야구 상식
대충 봐도 머리에 남는 어린이 야구 상식
  •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 사서교사
  • 승인 2024.04.29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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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 사서교사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 사서교사

 

초등학교 2학년 때인가, 청주 구장에서 야구를 봤던 기억이 있다. 꽤 큰 점수 차로 졌던 것 같다. 중간에 경기장을 빠져나간 사람도 여럿이어서 경기장이 비었었고, 처음 야구를 봤으니 규칙 등을 알 리도 없어 정말 재미가 없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커서 광주에서 친구들과 경기를 봤다. 옆에서 친구가 규칙을 설명해 주고, 응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치킨 먹으며 응원가를 익혀 따라부르며 응원했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가끔 야구가 나오면 보게 되었다. 그러다 최근에 응원 구호처럼 1위를 찍고, 유튜브로 `찐팬구역'이라는 방송을 보다 보니 다시 야구를 보게 되더라. 드라마 `스토브리그' 을 마지막으로 야구를 안 봤는데 이 방송이 너무 웃기고 짠하면서 지금의 내 생활에 웃음을 가져다주니 안 볼 수가 없더라. 지금은 내가 이걸 왜 봤나 싶지만 부처님의 마음을 본받으며 살아봐야지 싶다.

야구에 대해 복습할 겸 책을 읽었다. 도서 `어려울 줄 알았는데 재밌어! 야구 만화 도감'(익뚜 글·그림, 후즈갓마이테일)은 야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아이들에게 야구의 역사와 규칙을 설명하고 실제 경기를 해보는 이야기 식 구성이더라. 나처럼 야구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이 처음 읽는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읽기 편하고, 만화 초반에 야구 규칙을 설명하기 귀찮아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우리 아빠 같더라. 그러니 혹시 야구장에 아이들을 데려갈 생각이 있다면 적어도 책이나 영상을 통해 규칙은 좀 알려주고 보러 가기를 권해 드린다.

그런데 야구 규칙을 대충이라도 알고 있다면 이 책보다는 `대충 봐도 머리에 남는 야구 상식'(김양희 글·나인완 그림·블루투스 어린이) 쪽이 나에게는 더 맞아서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야구에 대한 궁금점을 뽑아 한 장 정도로 족집게처럼 알려주는 느낌이다. 오타니 선수가 투수랑 타자를 같이했구나 라던가, 직구는 일본어로 속구라는 말을 쓰는 게 맞다던가 등 야구 이야기를 알아듣기라도 하려면 이 책 쪽이 더 도움이 될 거 같다.

야구를 전혀 모른다면 야구 만화 도감을 먼저 읽고, 그다음에 야구 상식을 읽는 식으로 권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친구가 내게 야구에 대해 설명해 줬던 것처럼 응원할 야구팀을 하나 정하고, 내 친구가 그랬던 것처럼 한 경기를 같이 보며 야구 규칙을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다. 아직 나도 야구를 책으로 배우고 있는 초보지만 말이다.

야구 관련 책으로 즐겁게 읽은 건 만화가 많은 것 같다.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 H2는 읽어야 할 책이다. 이건 아직도 안 읽었냐는 외침이 들려올 거 같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이와사키 나쓰미 저·동아일보사)은 야구부 운영에 피터 드러커의 이론을 반영해 쓴 것으로 재밌게 읽었는데 이 글을 쓰며 다시 찾아보니 2022년에 2판이 나온 것을 보니 반갑더라.

만화 `원 아웃'(카이타니 시노부· 대원씨아이)은 과장과 허구가 들어가 있긴 하지만 야구에서 투수의 심리 게임을 잘 묘사해서 읽으면서 야구에 빠졌던 기억이 있다.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이재익 저·황소북스)도 옛날에 즐겁게 읽었는데 도서관을 찾아 한 번 다시 읽어봐야지 싶다.

한국 작가가 쓴 멋진 야구 소설 추천을 받고 싶다. 이미 경기가 한 편의 드라마라 소설이 잘 안 나오는 것일까. 올해 긴소매 잠바가 이미 품절이 떴다는 소식이 들리던데 좀 쌀쌀한 가을에 야구를 볼 수 있기를 빌며 경기를 봐야겠다. 꼭 이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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