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자살률' 최고인 나라 바꿔야 한다
`노인 자살률' 최고인 나라 바꿔야 한다
  •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 승인 2023.10.1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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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談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나주에 다녀왔다. 어머니는 평생 시골의 작은 식당을 운영하면서 4남매를 키우셨다. 지금은 연세가 있기에 작은 누나가 주로 식당을 운영하고 어머니는 식재료를 손질하는 정도로 일하신다. 주방에서 어머니의 역할은 삼겹살 손님용 생삼겹살을 수십년간의 칼잡이 실력을 뽐낸다. 어디 놀러도 가지 않으시고 삼겹살 손님 받으라고 작은 누나를 채근한다. 어머니의 유일무이한 활동이 삼겹살 써시면서 손님들 얼굴을 보는거다. 존재의 이유가 되었고 그 조차 없다면 자신의 역할이 사라지신거라 생각하신듯하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니다 보면 큰 도시에서부터 작은 마을까지 수많은 식당과 가게를 방문하게 된다. 그때마다 여기는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원하는 곳에서 활동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일테면 깔끔한 레스토랑과 바엔 왠지 젊은 남녀 종업원들이 있을 것 같은데 주로 나이 지긋한 분들이 서빙을 보고 계신다. 처음에는 어색한 느낌이었으나 곧 그들의 존재 이유를 파악하게 된다. 언어는 달라도 손님을 대하는 노련함이 곳곳에서 확인되기에 오히려 그분들이 계심에 더욱 안도하고 자리하게 만든다.

며칠전 언론을 통해 한국노인자살률이 OECD국가중 최고라는 기사가 떴다. 잘사는 나라 행복한 나라라고 하는 한국사회 한쪽에서는 삶의 희망을 놓고 절망을 안고 살아가는 분들이 OECD 국가중 최고라는 불명예가 서글프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내 주위의 어르신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기사를 토대로 보니 자녀들에게 용돈으로 생활하는 분들보다는 국가에서 지원하는 기초연금의 지원이 노인 우울을 덜 가중한다는 내용과 노년기의 경제적 문제가 곧 빈곤으로 이어지는 경제적인 스트레스가 더욱 우울을 가중시켜 자살에 이르게 한다는 분석이다.

공무원 등 고정연금 수급자들은 논외가 되겠다. 그렇지 못한 노인층들은 그나마 모았던 돈이 줄어 들게 되고 결국 자녀의 눈치를 보는 사적금전에 대한 의존은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국민연금은 존재하나 필요한 수준이 안되기에 공적금전이지만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적기준의 안정적 금전 지원만이 노년의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 빈곤을 줄이게 된다 한다.

노인의 문제는 고독, 건강, 경제적인 면이 가장 중요시 된다. 앞서 소개한 나의 엄마와 스페인 노인분들은 본인의 할 일이 있고 사람들 속에 존재함으로서 우울이 상대적으로 줄어 들게 될 것이다. 한국사회에서는 수 많은 경력직들이 있지만 은퇴하면 그저 노인네로 취급받는다. 그 경력들을 활용해 사회 곳곳에서 젊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함께 살아가기는 힘들까. 우리문화가 그렇기에 안된다는 편견이 있는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이라면 바로 스페인 같은 유럽의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인들을 보라 말하고 싶다.

사회문화적 특성을 바꿔서라도 연령과 관계없이 경제, 비경제영역에서 어울리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고독을 희석시켰으면 한다. 기업 등 부자들 감세비용을 어르신 공적금전지원 비용으로 사용한다면 추가 세수 없이도 행복한 노년의 경제적 지원이 가능할 것이다.

건강에 있어서는 무조건 움직이셔야 한다. 움직이지 않게 함으로 인한 질병과 건강 악화는 이전 비용보다 더 많이 발생한다. 무상교통, 무상건강 시스템을 통해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 되고 아픔 걱정 없는 사회가 만들어진다면 노인 자살률은 충분히 줄여 나갈 수 있다.

문제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의 인색함이 존재함이다. 내가 곧 노인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모든 노인을 나와 부모처럼 대할 때 한국사회의 오명인 노인자살률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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