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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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영 청주시가족센터장
  • 승인 2023.09.2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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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談
박미영 청주시가족센터장
박미영 청주시가족센터장

 

필자는 지난해 `그리 살아도 좋다'라는 시집을 발간했다. 시를 써보겠다고 노력한 것도, 배운 것도 아니다.

그저 살아오면서 순간순간의 감정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SNS에 올렸던 글들을 모으니 한 권의 시집이 되었다.

아마도 주변에 함께 해 주신 분들에게 소심한 마음을 긁어모아 감사함을 표하고 싶은 욕심이 앞섰던 것 같다.

그래도 가끔은 시집을 펼쳐 보며 당시의 일들을 기억해 내고 `그땐 그랬었지, 그땐 참 좋았네, 그때가 그립네, 이 사람 참 보고 싶네'하며 추억을 산책할 수 있음은 필자에게 가장 큰 기쁨이다. 부끄럽지만 필자의 시 중에 `아량'이라는 시를 소개해 본다.

`나의 실수는 / 타인의 허물을 덮는 / 아량이 된다 / 하여 / 나의 부족함을 너무 탓하지 마라/ 모자란 사람들이기에 /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 함께 살아갈 이유가 되니 / 너의 빈자리에 / 나의 위로가 채워지면 / 나의 빈자리엔 / 너의 아량을 채워다오 / 고달픈 삶의 자리마다 / 서로의 마음을 나눠 / 토닥토닥 다독이면 / 우리 발걸음이 가벼워 / 조금 더 편안한 / 한 걸음 / 함께 갈 수 있으리라 //'

누군가를 향한 원망을 가득 안고 살아가던 시간이 있었다.

그 원망은 곧 필자의 선택과 삶에 대한 후회가 되었고 점점 더 피해의식에 사로잡히게 했다.

그럴수록 상대를 향한 미움은 커져만 갔고 작은 일에도 더 커다란 원망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필자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필자도 실수하고 그 실수는 누군가에게 의도하지 않은 실망이나 피해를 주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의 실수에는 관대하면서 타인의 실수에는 엄격한' 필자의 모순된 모습을 발견하고 나서야 그동안 품고 있었던 원망과 후회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써 내려간 것이 `아량'이다.

`나의 실수를 깨닫는 순간, 그 실수가 곧 누군가를 향한 아량이 될 수 있음'을 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 모자라고 부족한 모습 투성이다.

그래서 필자는 부탁하고 싶었다.

“너의 빈 자리에 나의 위로가 채워지면 나의 빈 자리엔 너의 아량을 채워다오”라고 말이다.

말하기조차 치사하고 사소한 일에 누군가에게 서운해하기도 하고, 이유도 모른 채 누군가에게 배척당하기도 하며, 내가 베푼 아주 작은 호의의 대가를 더 큰 것으로 돌려받으려 기대하기도 한다.

참으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다.

인간의 본성이 `성악설'인지 `성선설'인지는 모르겠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간은 자신의 부족함을 들여다보고 채우려 노력할 줄 알아야 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할 수 있어야 하며,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성품을 지녀야 하고, 정직하고 성실하여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태생이 완벽한 사람은 없다. 얼마나 노력하며 자신을 반듯한 사람으로 세우고자 실천하고 성찰하며 살아가느냐에 따라 좀 더 진정성 있는 삶을 살아가는 선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내 마음의 모양새'를 살펴보며 삐뚤삐뚤 못났는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아량'을 나누고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위로를 전하고, 아량을 선물 받을 수 있는 삶을 살아가기로 다짐해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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