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을 여는 `인사'
마음의 문을 여는 `인사'
  •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 승인 2020.04.1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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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원이 본 記者동네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제가 후배 기자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할 때 홍순목 전 CJB엔터컴 사장과 동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홍 전 사장은 CJB청주방송 보도국장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저는 현재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서 보도제작본부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충북도내 지상파 방송사 기자 중 한 명인 A기자와 결혼식장에서 마주쳤지만 저와 홍 전 사장에게 인사를 하지 않아 속으로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홍 전 사장이 먼저 A기자에게 다가간 뒤 “방송 잘 보고 있다”며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줬습니다.

지금은 종합편성채널로 자리를 옮긴 A기자는 타 방송사 보도국장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 오히려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후엔 어느 자리에서 만나든지 깍듯이 인사를 했습니다.

누구든 상관없이 안면이 있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한다면 인사를 받는 쪽보다 행복감이 더 커질 것이라는 사실을 요즘에서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먼저 인사를 하면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것 같다는 착각에서 이제는 벗어난 것입니다.



#“인사는 마음의 문을 여는 것으로 상대방에게 존경심과 친절한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가장 쉬운 길이다”

청주의 한 자영업자가 내건 현수막 글귀는 인사의 중요성과 효용성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충북도교육청을 방문할 때 항상 느끼는 것은 직원들이 모르는 사람에게도 복도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한다는 것입니다.

충북경찰청에서도 직원 대부분이 얼굴도 모르는 저에게 인사하는 것을 보면서 관공서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하지만 언론사는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특히 기자들은 뻣뻣한 모습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방송국의 경우 아나운서와 프리랜서로 일하는 리포터, 카메라 감독은 인사를 하는 데 인색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제 아내와 후배 기자 결혼식장에 갔을 때 아내가 기자와 홍보실 직원들을 귀신같이 맞추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기자와 홍보실 직원을 구별하는 방법은 인사를 잘하는 것과 얼굴 표정이었습니다. 홍보실 직원들은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하는 반면, 기자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20대 기자 시절에 많이 듣던 말 중 하나가 “요즘 젊은 기자들은 인사성이 없고 건방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제가 만나 본 젊은 기자들은 밝은 표정으로 인사도 잘하고 겸손한 자세로 취재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4.15 총선 직전 식당에서 후보 선거운동을 하던 도의원과 시의원 10여명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다른 의원들은 반갑게 인사를 했지만, 저보다 나이 어린 지방의원 1명이 고개만 까딱하는 모습을 본 제 일행이 그 정당까지 싸잡아 비판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사를 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후보들은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깍듯한 모습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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