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康衢)’는 번화한 네거리를 뜻하며, ‘연월(煙月)’은 달빛이 연무(煙霧, 연기와 안개)에 은은하게 비치는 모습을 형용하는데, 《열자((列子)》 <중니편(仲尼篇)>에 나오는 <강구요(康衢謠)>에서 유래한 말이다.
<강구요>는 중국의 요임금이 나라를 다스린 지 50년이 되어 민심을 살피려고 나온 길에 어느 번화한 네거리에서 놀고 있던 어린아이들이 불렀다는 노래이다. 그 가사는 “우리가 이렇게 잘살고 있는 것은 모두가 임금의 지극한 덕이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임금이 정하신 대로 살아간다네[立我烝民 莫匪爾極 不識不知 順帝之則]”라는 것으로, 요임금의 치세를 찬양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유래하여 강구연월은 태평성대의 평화로운 풍경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요즘 시대에 우리는 이 사자성어를 고대하기만 할 뿐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N포세대’, ‘수저계급론’, 심지어 ‘헬조선’이란 말까지 청년세대에 유행하고 있으며 각종 생활주변 무질서가 난무하고 이전에 들어보지도 못한 흉악범죄가 발생하는 이 시점에서 뉴스만 보아도 긍정적인 기사보단 부정적인 기사가 더욱더 눈에 많이 들어오는 것이 현실이다.
≪십팔사략(十八史略)≫ 제요편(帝堯篇)에서는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린 지 50년이 되었을 때 민정(民情)을 살피는데, 한 노인이 두 다리를 쭉 뻗고, 한쪽 손으로는 배를 두드리고 다른 한쪽 손으로는 흙덩이를 치면서 장단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며 천하의 태평무사를 즐기는 모양을 이르는 말로 고복격양(鼓腹擊壤)이란 사자성어가 유래되었다. 이 이야기에서 노인이 부른 배를 두드리는 모습처럼 서민들이 배부른 세상이 된다면 이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현실은‘제 배 부르면 남의 배 고픈 줄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듯 자기 자신의 여유와 좋은 처지만 알고 남의 딱한 사정은 알지 못하는 이웃들 간의 이기주의가 우리 주변에 팽배해 있다.
“‘따뜻한 도시, 아이가 행복한 도시, 쾌적한 도시, 즐거운 도시’가 어디 없을까? ”라고 생각하던 도중 우리 서원구청에서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서원구를 쾌적하고 정이 넘치는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으로 가꾸어 가기 위해 사람 중심의 지역사랑운동인 서원사랑 시민운동 `I Love 서원'을 추진 중이다.
구청의 시책에 발맞추어 서원사랑 시민운동 `I Love 서원' 중 우리 동에서도 주민자치위원회, 통장협의회, 부녀자회 등 다양한 직능단체원들과 화합하여 분담함으로써 총 16개의 세부시책이 완전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과연 앞서 말한 요순시대의 태평성대를 이루어낼 수 있을까.
브라질에 있는 한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과학이론인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처럼 우리 동네, 우리 구에서부터 차츰차츰 서원사랑운동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덧 청주시, 대한민국이 사람 살기 가장 좋은 나라 ‘태평성대’를 이루어낼 수 있지 않을까. 수십 년 뒤 일파만파 퍼져 있는 미래의 밝은 모습을 꿈꾸어 보며 나의 공직생활은 무한한 과제만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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