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질 살해 동영상 진위 둘러싼 의문 확산
일본 인질 살해 동영상 진위 둘러싼 의문 확산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01.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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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가 일본인 인질 2명 중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42)를 참수했다고 주장한 새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된 후 이 동영상의 진위에 의문이 제기됐다고 일본 영자 일간 제팬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다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47)가 하루나의 참수 사진을 들고 있는 이 동영상과 그 사진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일본 정부와 여러 기관이 이 동영상의 진위 확인 작업에 나섰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일본 인질 참수를 잔인한 살인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이 유카와의 참수 사실을 어떻게 확인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성명에 이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이에 대해 IS의 살인적 만행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해 서방의 정보당국들이 이 동영상을 진짜로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 정부는 서방 정상들의 성명에 대해 즉각 언급하지 않았으나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이날 영어와 아랍어로 발표한 성명에서 고토의 안전한 석방을 요구했다.

그러나 고토가 유카와의 참수 사진과 함께 IS의 포로 교환 요구를 전한 이 동영상은 IS의 웹사이트에서 바로 삭제됐고 IS대원들이 이 웹사이트에 이 동영상의 진위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AP통신도 이 동영상이 IS의 이전 동영상과 크게 달라 이 동영상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고토의 어머니인 이시도 준코는 이날 NHK와의 인터뷰에서 “이 동영상에서 아들이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여 난 매우 두렵다”며 “자식이 있는 아들이 곧 돌아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고토라고 주장한 이 동영상의 음성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그는 “아들이 영어를 잘 구사한다”며 "아들의 영어가 이 동영상의 음성보다 더 유창하다"고 말했다.

한 IS대원은 이날 IS의 웹사이트에 이 동영상은 가짜라고 밝혔고 다른 IS대원도 이 동영상은 고토의 가족에게만 보내는 메시지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웹사이트의 또 다른 IS대원은 이 동영상은 IS의 매체인 알 푸르칸이 제작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전 인질 살해 위협 동영상과 인질 참수 동영상을 공개할 때 동영상에 알 푸르칸 로고가 있는데 이 동영상에는 알 푸르칸의 로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테러감시단체 시테(SITE)는 자체 연구와 다른 무장단체의 온라인 인프라를 인용, 이 동영상이 IS가 공식 발표한 진짜 동영상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시테의 리카 카츠는 “이 동영상은 이전 인질 참수 동영상과 다른 방식으로 제작됐다”며 “IS가 이 동영상을 서둘러 공개하면서 이 동영상에 알 푸르칸의 공통적 특징을 빠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S대원들이 IS의 웹사이트에 익명으로 게시물을 올려 이들의 신원을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IS 안에서도 이 동영상의 진위를 놓고 일본 정부와 외부 감시 기관처럼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2억 달러 몸값을 받지 않으며 72시간 내에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던 IS가 고토의 아내에게 이메일로 고토가 IS가 포로교환을 요구한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보냈다고 교도통신이 전날 보도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패트릭 벤트렐 대변인은 이날 미 정보당국도 이 동영상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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