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무실점, 언제까지 계속 될까?
한국의 무실점, 언제까지 계속 될까?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01.2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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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가 아시안컵 조별리그 3경기를 무실점 전승으로 마치면서 기록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5 호주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에서 오만, 쿠웨이트, 호주를 각각 1-0으로 물리쳤다.

한국이 역대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무실점 전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0년 대회 당시 3승을 거둔 적이 있지만 베트남과 대만에 1골씩을 허용했다.

2004년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 무실점을 했지만 2승1무를 기록, 전승의 퍼즐은 맞추지 못했다.

아시안컵이 아닌 모든 A매치로 범위를 넓혀봐도 슈틸리케 감독이 남긴 기록은 의미가 크다.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2-0 승)까지 포함하면 4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챙기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움베르토 쿠엘류(65·포르투갈) 감독과 박성화(60) 감독이 번갈아 대표팀을 맡았던 2003년 12월부터 2004년 4월까지 A매치에서 6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동아시안컵, 친선경기, 2006독일월드컵 예선 등을 치르면서 3승3무를 거뒀다.

연승 기록을 찾으려면 더욱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96년 8월부터 같은해 11월까지 6연승을 달렸다. 그 중 2경기는 한·중 정기전이고 제대로 된 상대는 친선경기를 벌였던 콜롬비아(4-1 승)가 유일했다.

하지만 '무실점과 승리'가 축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아니다. 때로는 실점이, 때로는 패배가 더욱 값질 수 있다. 물론 실점과 패배를 통해서 얻은 깨달음이 전제돼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도 비슷한 견해를 나타낸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제주도 전지훈련 관련 기자회견에서 "나는 1-0보다는 2-1로 이기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선수들도 인간이고 실수할 수 있다. 동료의 실수를 나머지 선수들이 커버해주면서 이길 수 있다는 의미에서 2-1 승리를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동안 한 번도 실점한 적이 없다. 무결점의 완벽한 수비가 바탕이 됐다면 다행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

부상과 컨디션 저하 등으로 인한 중앙 수비진이 계속 바뀌는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많은 실수가 있었고 불안함을 노출했다.

그때마다 주전 수문장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의 신들린 선방에 기대야만 했다. 김진현이 없었다면 무실점과 승리는 담보하기 힘들었을지 모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전 이후 "1-1로 끝나도 이상하지 않았던 경기"였다고 시인했다. 쿠웨이트전 직후에는 "우리는 참으로 운이 좋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8강부터는 토너먼트다. 다음 경기에서 만회할 기회가 없다. 언제 어떻게 실점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실점의 경험은 중요하고, 실점 후 뒤집어 봤던 경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예정된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도 무실점으로 승리할 수 있을지, 아니면 실점 후 이를 극복해 역전승을 이끌어내는 경험을 더할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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