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청주시장 당선인에게
이승훈 청주시장 당선인에게
  • 충청타임즈
  • 승인 2014.06.1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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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기원 <편집위원·문화비평가>

이승훈 후보가 초대 통합청주시장이 되었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서가던 한범덕 후보를 5,225표 차로 따돌리고 6.4지방선거의 최대 수혜자가 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학연도 없고 지명도도 낮았던 이 후보가, 청주 청원 통합의 주역이자 현직 프리미엄과 세월호 민심까지 등에 업은 한 후보를 이겼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주된 승인은 포청천 같은 깨끗한 이미지와 신선함에 있지만,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변재일 의원과 접전을 벌이며 청원지역에서 인지도를 크게 높였고, 낙선 후에도 지역의 각종 행사와 대소사에 열심히 발품을 팔며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진정성과 존재감을 알렸던, 특유의 집념과 부지런함이 일구어낸 인간승리였다.

그의 승리 뒤엔 정우택 국회의원이 있었다.

민선4기 경제특별도를 이끌던 정우택 지사가 경제부처에서 활약하던 그를 충북도 정무부지사로 발탁해 청주에 터 잡게 했고, 정치인으로 거듭나게 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유권자들에게 ‘이 후보가 정무부지사 시절 9조원의 투자를 유치해 충북의 산업지도를 바꾼 일등공신’이라고 지지를 호소하며 역전 우승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승훈 당선인은 요즘 청주시와 청원군 공무원으로부터 실과별 업무보고를 받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선 그의 행보가 요란스럽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인수위를 두지 않고, 조용하게 업무를 파악하며 통합청주시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어, 그에게 청주의 밝은 미래를 본다.

이 당선인과 필자는 충북도에서 정무부지사와 문화예술과장으로 함께 일한 공직 인연이 있다.

당시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며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제빵왕 김탁구’라는 KBS-TV드라마를 충북으로 유치하고 극중 촬영지를 충북으로 이끄는데 의기투합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극중 장면을 도내에서 촬영해 제작진들이 충북에서 돈을 쓰게 했고, 청남대와 수암골 등을 관광명소로 업그레이드하는데 기여했다.

그는 상사라고 부하직원들에게 군림하거나 권위적이지 않았으며, 실무진의 의견을 존중하고 현장을 중요시하는 리더십을 보여 주었다.

하여 이승훈 통합청주시장 당선인에게 지면을 통해 충언을 한다.

첫째, 왜 청주시민이 아직까지 재선시장을 허락하지 않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다. 그래야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시정을 펼칠 수 있고, 거기에 명시장이 되는 답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충청북도와 통합청주시와의 상생과 공영이다. 사이즈가 커졌다 하여 충북도와 힘겨루기를 하면 어쩌나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지난 11일 그가 먼저 이시종 지사를 찾아가 ‘잘 모시겠다’며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신선한 충격이었고 감동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초심을 잃지 않고 시정에 매진하면 박수 받을 것이다.

셋째, 청주시와 청원군의 화학적 통합이다. 물리적인 통합은 이루어 냈으나 화학적 통합은 지금부터이기 때문이다. 시·군 공무원들은 물론 시·군민들까지 불안해하며 서로 불신하고 견제하고 있다. 그러므로 무리한 변화와 혁신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두고 화학적 통합을 완성하는 인내와 배려의 리더십을 발휘하길 바란다.

넷째, 청주 청원의 통합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사업이다. 시·군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사업이라면 임기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예산과 사업기간이 많이 소요될지라도,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고 후손들에게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사업이라면 하는 게 옳다. 청주읍성 복원사업이 한 예가 될 것이다.

다섯째, 경제발전과 문화융성이다. 경제는 본인의 주특기고 핵심공약이니 잘 할 것으로 믿는다. 문제는 문화예술 진흥이다. 청주가 세계 속에 명품도시로 발전하려면 문화예술이 도시 속에 살아 숨쉬게 해야 한다. 백화점식이 아닌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화 발전시키는 지혜와 전략을 구사하면 좋으리라.

이제 2주일 후면 100만 시민을 꿈꾸는 통합청주호가 출항한다.

남은 기간 이승훈 선장이 통합청주호의 평형수를 잘 맞추어, 희망포구로 힘차게 항진하길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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