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의 물난리… 뜬눈으로 새운 하룻밤
13년만의 물난리… 뜬눈으로 새운 하룻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7.18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앙성면 일부 농경지 침수 그쳐 "그나마 다행"
   
지난 16일,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밤부터 쉴새 없이 퍼붓는 장대비에 충주시 앙성면 강천·조천리 등 인근 6개마을 130여가구 350여명의 주민들은 가슴졸이며 하늘만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마을을 덮칠듯이 출렁이며 점점 불어나는 남한강을 바라보는 마을주민은 근심과 걱정이 점점 커져만 갔다.

하루종일 200여를 쏟아부었고, 급기야 강물이 문전옥답까지 삼키며 정성들여 가꾼 곡식들을 휩쓸기 시작했다. 저녁이 되자 면사무소에서는 일부 저지대 주민들의 주택침수를 우려해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어둠이 드리우기 시작하는 저녁 8시쯤, 미처 가재도구도 챙기지 못하고 급하게 마을회관과 이웃집으로 몸을 피한 주민들의 근심걱정은 더욱 깊어졌고, 밤을 꼬박새며 강물이 둑을 넘지 않기만을 기도했다.

지난 70년대 큰 장마로 마을전체가 침수된 이후 대부분 고지대로 옮겨 자리잡은 양촌리마을 청년들은 저지대에 남아 있는 이웃의 대피에 나서 가재도구와 소 6마리를 옮기는데 모두가 나섰고, 서울에서 이주해 살고있는 강천리 이모씨는 2층으로 모든 가재도구를 옮기고 몸만 빠져나와 면소재지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뜬 눈으로 밤을 새운 주민들은 새벽 4시쯤 충주댐이 방류량을 줄여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잠시나마 눈을 붙일 수 있었고, 오전 8시, 귀가해도 좋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참으로 길고 긴 하룻밤이었다. 일부 농경지는 침수됐지만, 다행스럽게도 주택은 아무런 피해없이 고비를 넘긴 것이다.

주민들은 만약에 강물이 넘쳐 마을을 휩쓸었다면 지금쯤 어땠을까하는 끔찍한 상상을 해보며, 잔뜩 긴장시켰다 무사히 지켜준 하늘에 이번에는 반대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후덕마을 유모씨(54)는 "마을 앞 중턱까지 물이 차오를 줄은 생각도 못했다. 13년 만에 처음 겪어보는 물난리여서 참으로 난감했다"면서 "이웃주민 모두 무사해 천만다행이지만 앞으로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길까 염려된다"고 걱정을 떨치지 못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