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댐 좀 열어주소"… 물속에 잠긴 외침
"충주댐 좀 열어주소"… 물속에 잠긴 외침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7.1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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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수위 조절에 방류 안해 물난리"… 영춘면 주민들 힘없는 郡 행정 원망만
"비만 왔다면 물난리를 겪어야하는데 이제 이골이 났습니다." 단양지역에 주민대피령이 내려진후 집을 떠났다가 17일 아침 물이 빠지자 돌아온 영춘면 북벽리 송용덕씨(34)는 충주댐 수문에 대한 원망을 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지난 15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폭우는 영춘면 하리, 남천, 일대 주민 3000여명을 고립하고 223가구 583명의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리기에는 충분했다.

이에따라 단양군은 배수펌프를 가동하는 등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책마련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었지만 속수무책, 자연의 힘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 충북 단양군 영춘면 522 지방도가 집중호우로 유실돼있다.
지난 2002년 수해당시 충주댐에서 한강 수위를 조절하느라 이 같은 피해를 입었다는 이 지역주민들은 이번에도 똑같은 관계당국의 힘없는 상황대처에 분노하고 있다.

군과 주민들은 해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충주댐 수문을 열어 달라"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같은 시간 수도권도 역시 물난리를 만나 충주댐이 방류량을 늘릴 경우 자칫 경기지역이 홍수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비가 그쳤고, 강원지역에서 초당 2만여톤이 유입되던 물의 양도 줄어 '범람'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온달관광지 등 영춘면의 저지대는 제방 범람과 상관없이 불어 난 남한강 물에 삶의 터전을 고스란히 내주고 말았다.

당시 수해를 입었던 송용덕씨는 "많은 사람들이 왜 수도권을 선호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며 "힘없는 단양군에 살고 있는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 10여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이모씨는 "지난 72년부터 4년마다 이런 재앙이 내려와 이 곳을 떠나고 싶지만, 부모 형제가 살고 있는 곳이라 떠나지 못하고 이렇게 피해를 당하면서 살고 있다"며 그저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영춘면은 지난 80년까지만 해도 단양군에서는 최대의 요적지로 인구가 가장 많았으며, 80년대 이후부터 자연재해 등으로 인구가 감소돼 현재 3만 3000여명 정도 남아 있으며, 이렇게 많은 양의 비가 내릴때면 이 지역주민들은 충주댐 수문을 언제나 열어주길 바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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