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농가 조류·말벌류 피해 속출
과수농가 조류·말벌류 피해 속출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9.1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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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 앞두고 잘익은 과일만 흠집 … 농민 망연자실
직박구리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과와 직박구리(위쪽 원내), 아래쪽은 장수말벌이 사과를 파먹고 있는 모습.
속보=냉해와 태풍 등 각종 자연재해에 탄저병까지 겹쳐 많은 피해를 입은 과수농가들이 이번엔 야생 조류와 말벌류의 극성으로 설상가상의 피해를 입고 있다.

추석대목인 요즘 과일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금사과'니 '금배'니 하는 마당에 잘 익은 과일들만 골라 흠집을 내는 바람에 수확은커녕 내다 버려야 하는 이중삼중의 맘고생을 하고 있다.

도내 과수농가들에 따르면 사과와 배, 복숭아(만생종) 등 수확기를 맞은 과일들이 유례없는 새떼와 말벌들의 습격으로 졸지에 상품가치를 잃고 폐기되는 물량이 점차 늘고 있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19일 본보 취재팀이 괴산군 청천면과 칠성면, 연풍면 일대의 과수농가를 찾아 확인한 바에 의하면 야생 조류의 경우 까치 외에도 최근 개체수가 급증한 직박구리가 떼를 지어 다니며 가장 많은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말벌류는 주로 장수말벌과 말벌이 피해를 주고 있다.<사진>

중생종인 홍로 사과를 수확중인 괴산 청천의 모 과수원에서는 아예 성한 사과가 거의 없는 나무가 곳곳에서 눈에 띌 정도로 피해가 심각했다. 이 과수원 주인 김모씨(54)는 "과일 농사 20여 년 만에 이런 피해를 입기는 처음"이라며 "냉해와 태풍 피해로 가뜩이나 출하물량이 달리는 판에 수확직전의 잘익은 사과들만 골라 새들이 부리로 쪼거나 벌들이 흠집을 내는 등 연일 상품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어 죽을 맛"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씨는 또 "최상품의 경우 가격이 워낙 비싸 사람들도 맘놓고 못 먹는 사과와 배를 단 한 번의 입질로 못 쓰게 만들어 놓는 새들과 벌들이 야속하기만 하다"며 "그렇다고 새들을 함부로 잡을 수가 있나 벌 퇴치를 위해 출하를 앞둔 과일에 농약을 뿌릴 수가 있나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라고 넌더리를 냈다.

피해가 심각해지자 조류에 의한 피해만이라도 막기 위해 새그물을 설치하는 농가가 늘고 있지만 기대만큼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최근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 직박구리를 새로운 유해조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괴산 연풍의 권모씨(55)는 "한반도의 기후변화로 개체수가 갈수록 늘고 있는 직박구리가 과수농가에 큰 해를 끼치는 해조(害鳥)로 밝혀진 만큼 수확철만이라도 퇴치할 수 있도록 유해조수 지정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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