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비는 나이트클럽, 호흡기 질환엔 무방비
붐비는 나이트클럽, 호흡기 질환엔 무방비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2.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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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가연씨(28.가명)는 상사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오랜만에 나이트클럽을 찾았다. 리듬에 맞춰 몸을 한껏 흔들며 직장일을 잊겠다며 한껏 들떠있던 김 씨.

그런데 나이트클럽 문이 열리자마자 쾌쾌한 냄새가 코끝을 찌르더니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는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났다. 함께 간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연말 특수로 나이트클럽이나 홍대클럽 등이 넘쳐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나이트클럽만 다녀오면 이상하게 머리가 어지럽고 목이 따갑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이런 유흥업소들이 환기가 안 되는 지하에 위치해 있는데다, 제대로 된 공기질 기준초차 없어 실내 공기관리를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곳은 실내 환기가 더욱 어려운 지하에 자리잡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유흥업소,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 공기오염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의 실내 공기질이 무방비로 오염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경부에서 정한 다중이용시설의 미세먼지 농도 기준치는 150㎍/㎥이지만 이런 유흥업소의 경우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일산화탄소 등이 밀폐된 공간에 가득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유흥업소 내에 미세먼지는 160㎍/㎥(기준 150㎍/㎥ 이하), 이산화탄소는 1220ppm(기준 1000ppm 이하), 포름알데히드 89.1㎍/㎥(기준 120㎍/㎥ 이하) 일산화탄소 1.40ppm(기준 10ppm 이하) 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유흥업소는 아직 다중이용시설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관리하는 관련부처도 없는데다가 오염이 되면 오염이 된 데로 어느 곳 하나 나서서 공기질을 조사하는 곳이 없다는 게 문제.

특히 환경부나 복지부는 서로 담당을 떠넘기고 있었다. 더구나 보건환경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나이트클럽의 공기에 대해서는 한번도 얘기가 나온 적이 없다며 의아해 했다.
이렇듯 정부의 관리가 미비하기 때문에 유흥업소에서는 기본적인 환기시설만 해놓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의 A나이트클럽 관계자는 "한번도 실내공기 조사를 받은 적이 없어서 실내공기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오염된 공기 무방비 노출, 후두염·기관지염 등 발생률 높아
실내공기 오염이 심한 나이트클럽 등에서 오랫동안 무방비로 노출될 경우 호흡곤란이나 비염, 코막힘, 결막염, 천식 등이 발병하게 된다.

경희동서신의학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이런 곳은 대부분 건조하고 사람이 많이 있기 때문에 독 감이나 감기바이러스 등을 옮길 수 있고 목이나 점막을 자극해 후두염이나 기관지염 등이 잘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춤을 추게 되면 호흡량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미세먼지나 나쁜 유해물질들을 더 많이 흡입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는 같은 조건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기관지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매일 이런 공간에서 일을 해야 하는 웨이터들의 건강은 더 심각한 상황. 일반인보다도 기관지염이나 후두염 등 호흡기 질환이 더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려대 환경보건학과 손종렬 교수는 "유흥업소들은 대부분 카페트를 깔아놓는 경우가 많아 위생이나 먼지 문제가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에서는 환기관리 차원에서 대책마련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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