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증상 없어도 치료하세요”
“고혈압, 증상 없어도 치료하세요”
  • 우지원 청주시 상당보건소 주무관
  • 승인 2024.05.3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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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우지원 청주시 상당보건소 주무관
우지원 청주시 상당보건소 주무관

 

내가 근무하는 보건지소에서는 마을에 병원이 없는 의료 취약지역의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 혈압, 혈당을 재드리고 한의과 공중보건의사가 침을 놓아드리는 마을주치의제를 운영하고 있다. 마을회관을 다녀보면 간혹 혈압이 높은데 치료받지 않으시는 어르신들이 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혈압이 높다고는 하는데 약 먹기가 싫어서 안 먹어. 아픈 데도 없는데 굳이 약 먹어야 되나?”라고 하신다. 그럴 때면 예전에 중환자실 간호사로 근무했던 경험을 들어 고혈압을 방치하셔서 뇌출혈로 쓰러져 오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고 이야기하는데도 지금은 괜찮다고 가볍게 생각하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걱정이 많이 됐다.

대한고혈압학회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은 20세 이상 성인 중 30%가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인 데 반해 혈압이 잘 조절되는 경우는 전체 유병자 중 절반에 그친다고 한다. 고혈압은 치료하지 않으면 각종 심뇌혈관계 합병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 증상이 없어도 고혈압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

5~10년 이상 고혈압을 방치하면 `증상을 보이지 않는 장기 손상(무증상장기손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초기 뇌졸중 증상, 초기 동맥경화증, 콩팥의 신사구체여과율 감소, 망막의 고혈압성 변화 등이 합병증 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증상이 없는 이 단계에서는 혈압을 잘 관리하면 정상적인 상태로 좋아질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뇌, 심장, 콩팥, 혈관 등에 증상이 나타나는 고혈압 합병증 단계에 이르면 정상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고 고혈압과 함께 합병증도 전문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 고혈압을 알아챌 방법은 무엇일까?

보통 `혈압이 오르는 것 같다, 두통이 심하다'로 고혈압을 판단하지는 않는다. 고혈압은 장기 손상 전까지는 특별하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따라서 평소 본인의 혈압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은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된 평균 혈압이 수축기 140 이상 또는 이완기 90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하며 그 후에 여러 검사를 통해 합병증을 발견하고 치료하게 된다.



# 고혈압은 어떻게 관리하면 될까?

체중 관리, 짜게 먹지 않는 습관, 절주, 금연, 운동 등의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고혈압 예방에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고혈압을 진단받고 약물치료 중이라면 의사와 상의 없이 임의로 약물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고혈압은 증상이 없어 치료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 고혈압만 잘 관리하면 될까?

심뇌혈관계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는 고혈압뿐만 아니라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의 위험인자들도 신경 써야 한다. 고령과 심뇌혈관질환 가족력의 경우에는 교정이 어려운 위험인자이지만 당뇨, 이상지질혈증, 비만, 흡연은 교정할 수 있는 위험인자이기에 고혈압과 함께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특별한 이상 없이 생활하는 기간을 의미하는 건강수명이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마을 어르신 중에서도 건강해 보이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건강에 무척 신경을 쓰신다. 젊다고 안심하거나 증상이 없다고 간과하지 않고 시기에 맞춰 건강검진도 챙기고 생활 습관도 관리하면서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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