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재정 전폭 지원” 의대 교수 반응 싸늘 왜?
충북도 “재정 전폭 지원” 의대 교수 반응 싸늘 왜?
  • 이용주 기자
  • 승인 2024.03.26 1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부인과 필수의료 지원 요청에
“도 피드백 조차 한번도 없었다”
수도권 우수인재 지역 유입에도
“제대로 된 실습 받기 난망” 직격

지난 25일 충북도에서 열린 김영환 충북지사와 충북대 의대 교수들의 간담회. 정부의 의대증원 파동 후 처음 이뤄진 만남에 김 지사는 충북대 의대 정원확대에 따른 전폭적인 재정적 지원방침을 꺼내며 의대 교수들의 사직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충북대 의대 교수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배장환 비대위원장은 “예산지원을 어떻게 믿느냐”며 노골적인 불신을 보였다.

김 지사와 의대 교수들간의 입장차의 원인은 무엇일까. 정부의 의대 정원 갈등후 불거진 충북도와 충북대 의료진간의 `불신'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충북대 의대 비상대책위원 공현호 재활의학 교수는 “(병원관련) 각종 지원·제안 공문을 항상 반려당했던 입장에서 (김영환 지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공 교수는 “충북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지난해 충북도에 산부인과 필수의료 지원금 관련 공문을 보냈으나 피드백이 한 번도 없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와 관련 배 비대위원장은 전날 간담회자리에서 김 지사에게 강력히 항의한 바 있다.

현재 충북대병원은 고위험 산모를 볼 수 있는 산부인과 교수가 3명 뿐이다. 당직도 3명의 교수가 돌아가며 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지원책을 정리해 공문을 보냈지만 답은 없었다는 것이 교수들의 전언이다.

특히, 200명 정원 증원에 대해서도 충북대 의대 교수들은 10여년 전부터 의대생 정원을 20~30명 정도 늘려달라고 꾸준히 충북도에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의견은 없었다는 것이 충북대병원 측의 주장이다.

공 교수는 “전부터 제안하고 지원해달라 했던 사항들에 대해 반려 당하다 갑자기 전폭적으로 지원해준다니까 믿을 수 없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김 지사는 충북대 의대 교수를 설득하려 했지만 오랫동안 쌓인 병원측 `불신'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 지사는 “의대정원이 300명 이상 확대된다면 지역 의료격차 해소와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통해 수도권의 우수 인재가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지역균형발전이 실현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충북의 교육수준을 높이는 교육개혁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배 비대위원장은 “병상 수는 그대로인데 하루아침에 200명의 학생이 늘어난다면 제대로 된 실습을 받을 수가 없다”며 “200명의 의대생이 졸업 후 제대로 된 실습을 받지 못한다면 충북에 남지 못하고 다른 지역 수련 병원으로 이동하는 등 오히려 의료체계가 붕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배 위원장은 “현재 충북의 산모 3명 중 1명이 타 지역으로 나가게 된 것은 김 지사의 책임”이라고 책임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용주기자

dldydwn0428@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