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유진
전유진
  • 강대헌 에세이스트
  • 승인 2024.03.05 17:02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대헌의 씨앗 한 톨

`디토(Ditto)'를 부른 뉴진스(New Jeans)도 있고, `달맞이꽃'을 부른 유진스(Yujins)도 있다. 유진스는 얼마 전에 종편방송의 서바이벌 음악 예능 프로그램 `현역가왕'에서 1위를 차지한 트롯 가수 전유진의 별칭이다.

최종 집계를 앞두고 전유진이 결승 무대 2라운드에서 선택한 노래는 `옛 시인의 노래'였다. 전주가 흘러나오는 동안에 전유진의 손글씨가 배경으로 보였다.“힘들 때 가슴속에서 꺼내보는 한 편의 시가 되고 싶다”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지난달의 마지막 날 오전은 전유진의 노래들로 내 마음의 빈들을 빼곡히 채웠다. 1시간 41분 28초에 걸쳐 26곡의 레퍼토리가 빗살무늬 토기처럼 빚어졌다.

프로그램명이 다른 세 개의 유튜브 클립을 시청했는데 어쩌다 보니 업로드가 된 시간 순서대로 감상하지는 않았다. 올해 2월 14일, 2022년 5월 21일, 2023년 9월 12일의 차례였는데 시간의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전유진이 무섭도록 진화했다는 걸 느꼈다.

전유진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동료 가수들은 연신 `잘한다'라는 말로 감탄을 자아냈다. 내가 들었던 노래들 가운데 몇 곡을 추천하라면 `비가(悲歌)'와 `나를 살게 하는 사랑'과 `숨어 우는 바람소리'를 꼽고 싶다.

강대헌 에세이스트
강대헌 에세이스트

원곡을 부른 가수들이 있음에도 전유진이 부르면 전유진의 버전으로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여섯 가지 요인이 있다. 중저음을 기본으로 하는 안정감, 명료한 발음, 진성과 가성의 조화, 호흡이 바탕이 된 표현의 완급 조절, 호소력 넘치는 목소리, 위로를 주는 감성.

이제 고3이 되는 전유진의 롱런을 기대한다. 전유진이 현역가왕이 되고서 인스타그램에 남긴“앞으로 더 좋은 가수가 되는 것보다도 좋은 사람부터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말이 주는 떨림과 울림을 간직하는 것도 당신의 삶을 싹 틔우는 씨앗 한 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병옥 2024-03-06 23:11:31
강대현 기자님의 공감가는 기사에 박수를 보냅니다

백마라나타 2024-03-06 21:33:51
압도적인 1위로 가왕에 오른
전유진 가수님을 영원히 응원합니다

박향순 2024-03-06 13:47:54
최고의 가창력에 깊은 감성 전유진가수 응원합니다

금산 2024-03-06 12:47:10
# 전유진 제1대현역가왕!!
좋은말씀과 공감가는기사에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고 즐건일만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전유진 가수님!! 최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