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청주 5년차 무엇을 남길 것인가
문화도시 청주 5년차 무엇을 남길 것인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4.02.12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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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청주가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된 지 5년차에 접어들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문화도시로의 국가 지원은 모두 끝이 난다.

그래서 2024년은 문화도시 사업을 잘 갈무리해야 하는 한해이기도 하다.

2019년 첫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된 후 청주시는 많은 사업을 펼쳐왔다.

특히 법정 문화도시라는 첫 국가사업에 청주시가 선정되면서 지자체 스스로 문화도시라는 방향키를 잡아가야 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문화도시 사업을 청주는 기록문화도시로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기록의 가치를 문화적 가치로 상승시키겠다는 전략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의 탄생지인데다 유네스코기록문화유산센터가 건립되면서 청주의 정체성을 한층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럼에도 사업 추진에 다양한 의견이 돌출되기도 했다. 2024년까지 5년간 20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되면서 기록과 문화의 가치를 지역적으로 풀어내야 했기에 각자의 견해도 달랐다.

콘텐츠에만 쏟아붓는 지원비의 규모만큼이나 문화예술인들의 기대나 시민들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었다.

어찌 보면 시민들이 합의해 나가는 과정이 문화도시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문제이기도 했다.

그래서 법정 문화도시 1기인 청주시 사업은 한 해 한 해 돌을 쌓아올리는 탑 쌓기와 비슷했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획과 실행 면에서 시행착오가 있었고, 사업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시민 공감도가 떨어지면서 현장과의 조율도 필수 조건이 되었다.

그런가 하면 뜻하지 않게 작은 지원 사업들이 호응을 얻으며 관심사업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네트워크 조직이 운영되었고, 청주만의 특색으로 자리 잡은 동네기록관 운영이 모범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청주를 상징할 수 있는 콘텐츠 발굴을 위해 지역 예술인과 예술단체를 선정해 지원하면서 지역성을 담아낸 다양한 콘텐츠들이 무대로 만들어져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국가사업으로 선정된 `첫' 지자체라는 점에서 새로운 길을 내야 한다는 사실도 도전의 무게였다. 지역의 문화 코드를 예술 무대로 가시화한다는 건 열정만으로는 안되기 때문이다. 어려운 예술환경 속에서 나름의 성과도 얻었고, 전국에서 문화도시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결실을 보았다. 콘텐츠의 완성도를 따지기에 앞서 청주 자체를 콘텐츠화할 수 있게 된 것은 문화도시 청주가 아니었다면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게 청주시가 기록과 문화로 문화도시 사업을 집중해온 지 4년이 지났다. 많은 예산과 인력과 기획력이 투입된 법정 문화도시 청주의 남은 사업 기간이 이제 10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사업 초기부터 막대한 국비 지원이 끝난 후에 대한 막연한 우려가 코앞의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문화도시 청주 사업 5년차에 돌입하면서 앞으로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간이다.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다는 말처럼 사업을 잘 마무리할 때 성공 여부도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이제 지난 4년간 추진해온 사업을 점검하고 경쟁력 있는 청주만의 콘텐츠를 살려 문화도시의 불씨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 청주의 문화로 가치를 높일지, 문화도시의 예산이 사라지면서 찾아올 청주 문화예술계의 지원 공백을 무엇으로 채울지에 대한 논의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원금 여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잘 가꾼 토양을 기반으로 지자체와 시민들이 주도하는 문화도시 사업으로 진화시켜 나갈 때 진정한 문화도시 청주로 기록되고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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