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전해도 결국 사람, 호모 프롬프트
기술이 발전해도 결국 사람, 호모 프롬프트
  • 최경숙 충북교육연구정보원 연구사
  • 승인 2023.12.2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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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최경숙 충북교육연구정보원 연구사
최경숙 충북교육연구정보원 연구사

 

매년 김난도 교수는 대한민국 소비트렌드를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를 발표한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나온 지 벌써 16주년이 되었다. 그동안 책에서 소개했던 소확행, 워라벨, 체리슈머 등의 키워드는 많은 관심을 모았으며, 마케터가 아닌 일반대중도 흔히 사용할 정도다.

얼마 전에 발표한 `트렌드 코리아 2024'의 영어 초벌 번역을 인공지능 AI에게 맡겨보았다고 한다. AI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지만 `화룡정점'이나 `갑진년'과 같은 한자어는 전혀 번역하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한계가 있으며, 마지막에는 사람의 점검과 손길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래서 `용의 마지막 눈동자는 사람이 찍는다.(화룡정점)'의 의미를 담은 `드래곤 아이즈'를 2024년 부제로 정했다고 한다.

2024년 대한민국의 소비 풍경을 이끌 10가지 키워드 중에 `분초사회'와 `호모 프롬프트' 두 가지 키워드에 특히 눈길이 간다. 분초사회는 문자 그대로 `분과 초'를 중시하는 사회를 의미하며 극한의 시간 효율을 중시하는 세상이 된다는 뜻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빠른 의사결정, 즉각적인 피드백, 신속한 서비스가 강조된다. 점점 시간의 가치가 높아지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호모 프롬프트'는 이러한 분초사회에서 탄생한 디지털 상호작용의 새로운 인간상이다. 프롬프트(Prompt)란 원래 컴퓨터가 명령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단말기의 신호를 뜻하는 단어이며, 초거대 AI와 소통하는 창이다. 생성형 AI의 응답 품질은 바로 이 프롬프트에 좌우되는데 더 훌륭한 답변을 생성할 프롬프트를 작성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춘 인간형. 디지털 네이티브를 넘어 AI 네이티브의 시대, 서칭을 넘어 리서치와 분석, 생각까지도 대신 맡기는 친AI족인 이들을 일컬어 `호모 프롬프트'라고 한다.

이제 인공지능은 다양한 영역에서 기존 서비스를 고도화할 전망이고, 전문가들에 따르면 AI는 일상에 녹아들며 더 이상 이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결과물을 판단하고, 보다 발전하고자 하는 호모 프롬프트의 역량이 더욱 중시될 것으로 보인다.

거대한 진보의 메가 트렌드 속에서 우리 `인간'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바로 인간의 고유 역량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기술이 발전해도 결국은 사람, 인문학적 성찰이 더욱 중요해지는 세상이다.

이처럼 민감한 세상을 주도해야 할 우리 청년층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안쓰러워지며, 다행히 한걸음 뒤로 빠져 있을 수 있는 내 나이가 참으로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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