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럿거라! 물리학이 증명하는 우리말, 우리글의 우수함
물럿거라! 물리학이 증명하는 우리말, 우리글의 우수함
  •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 승인 2023.11.23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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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지난 13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는 제69회 전국과학전람회 시상식이 열렸다. 역대 박정희 대통령, 윤보선 대통령 등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고 참석하였던 역사가 깊은 이 대회는 벌써 칠순을 바라본다. 전국과학전람회 역사상 최초로 충북에서 3년 연속으로 대통령상을 받는 자리라서 특히 더 감개무량하였다.

탐구하는 열정을 보여주던 학생들이 그날은 밝게 웃었다. 시상식장에서는 그저 순수한 기쁨만이 남아있는 아이들의 얼굴은, 그동안의 고뇌와 의문, 토의 속에 친구와 나누던 논쟁, 갈등은 다 사라졌다. 확실히 오늘날의 과학 발전은 학문의 난도가 높아져서 더 이상 혼자 연구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급기야 노벨상조차도 수많은 연구원이 소속된 연구소나 Lab의 대표 연구자들이 수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충북의 작은 과학자들도 일찍부터 이런 연구자들의 경험을 해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으리라.

시상식장에서 기쁜 얼굴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노라니, 수많은 이야기거리(충북과학고의 우수함, 지도교사 정도일 선생님의 지도력, 자연과학교육원의 맞춤형 컨설팅 등)가 마음속을 지나간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 작품의 우수성은, 인문학의 정점에 서 있는 국문학을 자연과학의 눈이라 할 수 있는 물리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상관관계를 설명해내었다는 점이다. 즉, 우리말과 우리글이 왜 우수한지, 어째서 자부심을 느낄만한지를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풀어내었다는 점이 우수하다.

첫 번째 착안점은, 우리말의 작은말-큰말의 느낌 차이가 물리학적으로는 진동수의 차이임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내었다. 즉, 예를 들어, `퐁당퐁당-풍덩풍덩'을 살펴보면, 포먼트(성도의 공명진동수)가 높은 양성모음을 사용하여 진동수가 높은 작은말 `퐁당퐁당'을 표현하였으며, 포먼트가 낮은 음성모음으로 진동수가 낮은 큰말 `풍덩풍덩'을 표현하였음을 밝혔다.

두 번째 착안점은 의성어뿐만 아니라, 의태어, 하다못해 물질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에 이르기까지 우리말의 다양한 부분에서, 물리적 분석을 통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함을 확인하였다. 무엇보다도 `퐁당퐁당-풍덩풍덩'에서 보듯이, 모음 교체를 통해 이미지의 변화를 주는 언어는 우리말이 유일하며, 이 모음의 교체가 곧 진동수의 차이로 나타남을 과학적 분석법을 사용하여 증명해냄으로써 우리말의 우수성을 물리적으로 증명해내었다는 점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하겠다.

과학도는 자신의 학문에 깊이 몰입해서 국문학의 과학적 우수함을 간과하였고, 국문학도는 자신의 학문에 깊이 몰입해서 국문학의 과학적 우수함을 표현할 줄 몰랐다. 그러나 우리 자랑스러운 충북의 어린 과학자들은 학문 간 영역의 융합을 통해 우리말과 우리글의 우수함을 과학적 눈으로 풀어냈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나갈 미래는 어느 한 학문 영역만으로는 어려운 융합의 시대이다. 모쪼록 이를 바탕으로 더 일취월장하여 빛나는 미래를 펼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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