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면 가락잔치
소수면 가락잔치
  • 강대헌 에세이스트
  • 승인 2023.11.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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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헌의 씨앗 한 톨

 

충북 괴산군 소수면의 가을맞이 클래식 음악회가 소수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열렸다.

면사무소와 번영회와 귀농귀촌협의회의 후원에 힘입어 축제추진위원회에서 초대한 성악가들이 한국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들을 불렀고, 괴산 성악동호회와 그린체리티 합창단의 코러스도 울려퍼졌다.

그린체리티 합창단을 지휘하는 베이스 이요훈(단국대 명예교수)을 중심으로 탄탄한 역사를 써 가고 있는 음악회는 소수면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객석이 꽉 찼고, 연주가 끝날 때마다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아! 가을인가(나운영)', `고향의 노래(이수인)', `강변 아리랑(정애련)', `추심(정태준)', `옛날은 가고 없어도(이호섭)', `산촌(조두남)', `언덕에서(김원호)', `향수(김희갑)', `독도(정영택)', `훨훨 날리라(돈 베이직)', `호프만의 뱃노래(오펜 바흐)', `천사처럼 아름다운(도니제티)', `하바네라(비제)', `오묘한 조화(푸치니)', `꿈속에 살고 싶어(구노)', `편지 써 줘요(모차르트)'의 멜로디가 강물처럼 깊고 그윽하게 흘렀고, 물고기처럼 뛰어올라 몸을 뒤집으면서 반짝거리는 기교적인 지점들도 보였다.

피날레는 이요훈이 2017년 11월에 헌정한 `소수 사랑가'를 다함께 부르는 것이었다.

강대헌 에세이스트
강대헌 에세이스트

 

그야말로 사랑과 정감이 넘치는 장면이었다. 잠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지면서, 그 자리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흐뭇해졌다.

음악회 가는 길에 `자연특별시 괴산'의 불정면 목도리에서 저녁으로 먹은 올갱이국으로 속도 든든했고, 소수면의 고전적 가락잔치의 메뉴도 맛깔이 나는 성찬(盛饌)이었다. 좋은 소문이 난 현장을 구경하는 것도 당신의 삶을 싹 틔우는 씨앗 한 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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