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도시 만들기 실험과 도전 뒷받침돼야
꿀잼도시 만들기 실험과 도전 뒷받침돼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3.10.1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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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이형모 선임기자
이형모 선임기자

 

청주시가 11일 대규모 캠핑단지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범석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베아가 낭성면에 캠핑랜드 `슬로힐(Slow Hill)'을 조성해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코베아는 1000억원을 들여 낭성면 삼산리 일원 14만6847㎡에 일반, 카라반, 캐빈, 반려동물 동반 등 유형의 캠핑장과 각종 물놀이시설, 인공암벽·썰매 등 체험시설, 120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을 갖춘 복합캠핑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토지 매입도 끝나 사업 신뢰도 어느정도 담보했다.

휴양·레저·관광시설이 시설이 부족하다는 시민들의 불만을 얼마나 잠재울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민선 8기 들어 첫 대규모 민자 관광시설 유치라는 점에서는 평가할만하다. 무엇보다 연간 이용객이 36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869명의 고용창출 효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니 일단 고무적이다. 이 시장은 “캠핑장이 시민들의 휴식·행복 공간은 물론 전국적 명소가 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꿀잼도시를 만들겠다고 민선 8기 이범석 시장이 내놓은 공약중 큰 기대를 갖게 만든 것은 역시 테마파크다. 6000억원의 민자를 끌어와 대규모 위락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노잼도시 청주를 꿀잼도시로 만들겠다는 핵심사업이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상황 악화로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궈낸 첫 작품이라는 점 때문인지 이범석 시장도 이번 관광시설 유치에 상당히 고무된 듯 보인다.

꿀잼도시 만들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경제상황이 나아져 투자자들의 얼어붙은 투자 심리가 풀리지 않는다면 민자유치 사업은 더욱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시민들은 여전히 체육·휴식·레저·관광시설에 목말라 있다. 이 시장은 구체적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경제상황만 탓하고 있기에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장의 의지만 가지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 투자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자유치에만 목맬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시민들의 요구는 점점 다양화 세분화되고 있다. 세대별 맞춤 정책이 요구된다. 획일적 시설이나 볼거리 위주의 정책만 고집할 일도 아니다. 계층별 연령별 상황에 따라 휴양·레저·체험 등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기존 시설 활용방안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경계할 일은 또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모두에게 좋을 수는 없다. 그러니 정책을 달가워하지 않거나 심지어 정책 추진을 반대하는 계층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소통이 필요하다. 필요한 때 의견을 직접 듣고 설득하는 현장소통 보폭을 넓혀야 한다. 무엇보다 실효성을 담보해 정책 공급자와 수요자간 괴리가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설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짓는 것만 능사는 아니다.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시민의 요구를 하나씩 충족시켜 나가야 한다.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꿀잼도시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시민 요구가 다양화하는 현실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때 일수록 민자유치를 통한 시설 조성 관행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프로그램 운영에 과감한 실험과 도전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비전이 담긴 밑그림을 그려야 하며 그 위에 세심한 정책을 담아내야 한다. 이번 민자유치가 꿀잼도시 청주 만들기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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