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파리' 상업·경제·교통 중심지
`동양의 파리' 상업·경제·교통 중심지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09.17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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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전통성을 벗자
④ 호찌민 벤탄시장을 배우다
수백여 개 작은 상점 빼곡 … 쇼핑 관광객 북적북적
의류·잡화·수공예품·가방 등 외국인에 큰 인기
노트르담 대성당 등 시장 중심 유명 관광지 밀집
야시장 먹거리 풍성·위생관리 철저 … 경제효과 ↑

베트남은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다. 다낭, 냐짱 등은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수도 하노이에 이어 몇 년 전부터 300년 역사를 품은 도시 호찌민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호찌민은 베트남 남부를 대표하는 최대 상업 도시이자 경제·교통의 중심지다.

작은 어촌마을이던 호찌민은 19세기 프랑스 식민 지배 당시 도시계획을 통해 베트남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됐다.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동양의 파리'라고도 불린다.

노트르담 대성당, 중앙우체국, 사이공 오페라하우스 등이 이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국적인 도시의 매력 속에서 이색적인 것은 생동감 넘치는 벤탄 시장이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벤탄시장(Ben Thanh Market)은 1900년 초 지어진 호찌민 최대 재래시장이다.

호찌민 시내 `레러이(Le Loi)' 거리와 `쏘무 헝다오' 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항상 호찌민 시민과 외국 관광객들로 붐비는 문화관광형 시장이다.

지난 8월16일 오후 4시. 벤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코 끝을 자극했다. 이른 시간이지만 시장 안은 쇼핑을 하는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다. 일부 통로는 발디들 틈 없이 북적인다.

벤탄시장은 둥근 돔 안에 미로처럼 이어진 좁은 길로 이뤄졌다. 작은 상점 수백여 개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2000여개의 점포들이 있는 벤탄시장을 둘러보면 의류, 침구류, 잡화, 수공예품, 가방 등 생활용품이 주를 이룬다.

시계와 가전은 물론 의류, 열대과일, 원두, 기념품 등을 판다.

기념품 상점 주인 메응락 바오칸씨(44·여)는 “이곳은 살아 숨 쉬는 시장의 에너지와 호찌민 서민의 삶을 느껴보려는 이들로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전했다.

넓은 중앙 통로를 지나 시장 안으로 진입했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큼의 비좁은 통로가 마치 미로처럼 펼쳐져 있었다.

관광명소답게 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다양했다. 젊은이부터 노부부까지 전 세계 인종이 모두 시장에 모여 있는 듯 했다. 시장 상인들도 유창하지는 않지만 세계 각 국의 언어를 사용하며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혹했다. 관광객들도 상인들과 흥정하는 재미에 푹 빠져 주저없이 물건을 하나 둘씩 구매했다.

오후 9시, 다시 찾은 벤탄시장은 시장 밖에 열린 야시장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유럽인들은 선 채로 맥주를 마시며 웃고 줄기는 등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방문객과 상인 모두가 즐거워한다.

야시장은 베트남 요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쌀국수와 반미는 물론 돼지고기·닭고기 숯불 꼬치 등을 관광객들의 구미를 당긴다.

벤탄시장 상인회 임원 응웬 티옥아잉씨는 “무엇보다 쌀국수, 각종 해산물 등의 다양한 먹거리와 철저한 위생관리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벤탄시장의 또 다른 강점은 시장을 중심으로 유명 관광지가 모두 밀집돼있다는 점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식민지 때 세워진 건축물로 호찌민에서 가장 큰 성당이다. 당시 프랑스가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과 같은 의미의 성당을 호찌민에 축조한 것으로, 프랑스 식민 지배의 상징과도 같은 건축물이다.

성당 건너편에는 에펠탑을 설계한 귀스타브 에펠의 또 다른 걸작인 중앙우체국이 자리하고 있다. 중앙우체국은 1866년 착공 이후 25년에 걸쳐 완공됐다. 베트남에서는 손꼽히는 대형 건축물이다.

호찌민의 랜드마크인 인민위원회 청사는 중앙우체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특히 밤에 찾으면 청사 주변 야경이 아름답다. 여행자 거리로 알려진 부이 비엔 거리와 함께 호찌민의 또다른 관광명소다.

호찌민 경제학자 웬티바이랑 교수는 “벤탄시장은 관광명소와 전통시장이 어우러져 하나의 경제 축으로 성장한 성공한 관광문화형 시장”이라며 “특히 시장 상점이 문 닫고 저녁부터 열리는 야시장의 경제효과는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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