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을 원하면?
콩을 원하면?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3.09.0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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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콩을 원하면 콩을 심어야 한다. 콩을 심은 후에는, 콩이 파릇파릇 새싹을 틔우고 무럭무럭 잘 자라도록 돌봐야 한다. 콩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인(因)이 충족돼야만 그 과(果)로서 콩을 수확할 수 있다.

팥을 원하면 팥을 심어야 한다. 콩을 심고 아무리 잘 돌봐도 팥을 얻을 수 없다. 모든 결과물은 그에 합당한 원인이 충족돼야만 얻을 수 있다.

인과법과 질량 보존의 법칙을 한치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이 세상이다.

돈을 원한다면 돈을 벌 수 있는 생각과 돈을 벌 수 있는 말과 돈을 벌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돈을 벌었다면, 소가 뒷걸음치다가 요행으로 쥐를 잡은 격으로 보이지만, 그 또한 우연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인과의 결과다.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불명확하거나, 원하는 것은 얻기 위해 어찌해야 할지 잘 모를 때는, 하느님이나 부처님에게 일심의 지극 정성으로 기도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렇다고 하느님과 부처님이 자신의 욕심-욕망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고 자신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참된 기도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돈을 벌겠다고 기도함으로써, 돈 벌 생각과 돈 버는 행동으로 나아가는 심신의 준비가 기도의 관건이고 주요 효능이다. 그리고 기도가 간절하면 간절할수록, 발원하는 소원이 온몸의 세포 속에 알알이 박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발원한 바를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에 옮기며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 끝내 그 목표를 성취하게 해주는 것이 기도의 비밀이다.

기도를 통해 들뜨고 탁하고 어두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맑히고 밝힘으로써,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극명하게 알게 되고, 그것에 온통 집중하며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을 체험하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부처님의 가피, 보살님들의 호념, 성령의 은사 등의 달콤한 말만 되뇌이여 막연한 환상을 키울 뿐, 실질적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 무엇도 이룰 수 없다.

오직 일심의 지극 정성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콩을 원하면 콩을 심고 팥을 원하면 팥을 심어야 한다.

돈이 필요하면 돈이 없다고 불평불만을 할 시간에 돈 벌 궁리를 하고 돈 버는 행위를 하는 실존적 삶을 살아야 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바가 욕심 욕망이라면, 그 즉시 알아차리고 마음에서 툭 내려놓아야 한다.

부지런한 농부는 서둘러 씨 뿌릴 욕심에 한겨울 꽁꽁 언 땅을 서성이며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짓은 하지 않는다.

한겨울임에도 꼭 씨를 뿌려야 할 상황이면, 온실을 짓는 등 특별 대책도 수립할 줄 알아야만 지혜로운 농부로 성공적 삶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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