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장 필요 아이템 … 시설 여건 제약”
“야시장 필요 아이템 … 시설 여건 제약”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09.0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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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정통성을 벗자
② 인터뷰 / 성낙운 청주 육거리시장 상인회장
중부권 최대 전통시장 … 하루 2만명 이상 발길
관광형 먹거리 필요 … 보고 즐길거리 마련 숙제
주차장·화장실 부족 … 자치단체 관심·지원 절실
청남대·수암골 등 명소 연계 자구책 마련 집중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은 전국 5대 전통시장 중 하나라 꼽힌다. 사방에 흩어져 있던 12개의 시장이 합쳐져 자연스럽게 형성된 중부권 최대 전통시장이다.

전체 면적은 9만9000㎡에 입점 점포수는 1200여곳, 상인 등 종사자수는 3300여명에 이른다. 하루 2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다. 2002년 전국 전통시장 최초로 아케이드가 설치됐다. 시장 현대화에 가장 먼저 눈을 뜬 것이다. 2003년 전국 처음으로 시장 상품권을 발행하면서 전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2009년과 2021년 두 차례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전통시장 활성화 최우수시장(대통령상)을 받았다.

하지만, 전통시장에 머물고 있는 점이 아쉽다. 시장형 먹거리는 많지만 외지인을 끌 수 있는 관광형 먹거리는 아직 부족하다. 즐길거리, 볼거리 마련은 육거리시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성낙운 육거리종합시장 상인회장(사진)을 만나 시장 활성화 등을 위한 방안을 들어봤다.



-육거리시장이 내세우는 장점과 전통성을 소개해달라.

△육거리종합시장은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전국 5대 전통시장으로 선정될 만큼 규모가 크고 점포수, 방문객이 많다. 육거리시장은 없는 게 없다고 할 만큼 다양한 물품을 취급하고 있다. 대통령 단체표창을 2차례 수상(2009년,2021년)했다. 전국 최우수시장답게 물건의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다. 특히 새벽시장과 도깨비시장에는 제철에 채취가 가능한 농산물부터 산지에서 직접 수급해온 각종 배추, 무 등 채소류가 풍부하다. 이는 도매시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육거리시장이 부족한 단점과 보완해야 할 점은.

△폭염에 대비해 증발냉방장치(쿨링포그)가 설치됐고 쇼핑카트, 고객지원센터, 화장실 보수 등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지속해서 준비하고 있다. 주차장도 1주차장 41면, 2주차장 151면을 확보했고 현재 61면의 대형버스 주차장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시장 주변 주차장과 화장실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단순 물건을 팔고 사는 전통적 시장에서 최근에는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지는 문화관광형시장으로 변화하는 추세인데, 이에 대한 견해는.

△문화관광형시장 등 시대적으로 전통시장이 변화하는 추세를 충분히 알고 있다. 육거리시장도 이젠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시대 흐름에 맞춰나가야 한다. 육거리시장만의 특색을 갖추기 위해 청주의 유물인 남석교 발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만이 해결하기는 사업 예산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청주에는 청남대, 수암골 등 관광명소가 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주요 코스 중 하나로 육거리시장을 꼽고,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자구책은.

△우선 육거리시장만의 특화된 서비스는 여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쿠폰이 있다는 점이다. 전용 쿠폰은 한국관광공사와 연계해 발행하고 있다. 각종 문화축제와 관광지행사 등의 연중 일정을 파악해 육거리시장과의 연계성을 마련하는 데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젊은이들이 먹거리, 볼거리를 위해 전통시장을 많이 찾고 있는데, 육거리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볼거리를 유치한다면 어떤 것이 적합한지.

△청주시민들은 정월 대보름날 육거리시장의 남석교로 향한다. 이 다리를 자기 나이만큼 오가면 건강을 유지하고 소원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진짜 남석교는 육거리시장 지하에 파묻혀 있다. 1920년대 일제의 도시계획으로 물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남석교 모형을 만들어 밟는 것으로 대신한다. 이 행사는 `대보름 남석교 답교놀아'라는 이름으로 매년 열리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외지인과 외국인은 물론 젊은층이 문화재의 가치를 느낄수 있는 거리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제주동문시장에는 젊은이들이 푸드거리를 조성해서 관광객들로 분주하다. 육거리시장 푸드거리 조성에 대한 견해와 방안은.

△동문시장 못잖게 육거리시장에도 먹거리와 맛집이 많다. 이와 더불어 젊은층들이 주도하는 푸드거리를 조성한다면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육거리시장에는 푸드거리 조성에 공간협소 등의 제약이 있다. 우선은 작게 푸드거리를 조성해볼 생각이다.



-전국적으로 야시장을 개장하는 전통시장이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야시장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아이템이다. 시장을 많이 찾게끔 만들면 자연스럽게 소비가 활발해지고 이는 시장활성화로 이어진다. 육거리시장도 야시장 개장에 긍정적이다. 다만 시장 내 건물에 거주하는 상인 등이 많다보니 야시장 개장에 따른 소음 등의 불편사항이 생기기 마련이다. 편의시설 부족도 선뜻 야시장 개장에 나설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상인 협의 등 충분한 검토를 거쳐 추후 야시장 개장을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전통시장의 전통성을 벗고 시대 흐름에 맞는 시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의 어떠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다른 지역의 전통시장은 사실 자치단체에서 꽤 많은 지원을 한다. 제천만 봐도 시에서 나서 적극적으로 관광 연계형 시장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시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시장 자체적으로 노력할 부분도 많지만, 시에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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