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재상으로 유명한 이원익과 청렴
오리 재상으로 유명한 이원익과 청렴
  • 김동환 청주시 흥덕구 세무과 주무관
  • 승인 2023.08.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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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청주시 흥덕구 세무과 주무관
김동환 청주시 흥덕구 세무과 주무관

 

오리 재상으로 유명한 이원익은 조선 중기에 이조판서, 영의정 등 높은 관직을 두루 역임한 명재상이었다. 그는 성품이 소박하고 단조로워 과장이나 과시할 줄을 몰랐기에 그의 집은 두 칸짜리 오막살이 초가였으며 퇴관 후에는 조석거리조차 없을 정도로 청빈했다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성격 덕분에 그는 어느 한 당파에 매몰되지 않았기에 반대파로부터도 존경을 두루 받았다고 전해진다.

또한 사상적으로도 공리공론에 머물지 않고 그의 가치관을 정치 및 행정에 실제로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었는데 대동법의 시행을 적극적으로 주장한 것은 그의 대표적인 업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정의감 역시 투철하여 임진왜란 때 삭탈관직당한 이순신을 끝까지 변호하였으며 광해군 때는 인목대비의 폐모론을 반대하여 유배를 당하기도 했다.

이원익은 청렴한 성품으로 인해 여러 야사에서 인용될 정도로 친근한 인물이기도 했다.

영의정 시절 야사로 이원익이 사가에 다녀올 일이 있어 길 안내할 아이 하나만 데리고 단출하게 길을 떠났다. 그는 길을 가던 도중 주막에서 국밥으로 요기를 했는데 그날은 그 고을에 신임 사또가 행차한 날이었다. 사또는 주모에게 진수성찬을 차려오라 강요했고 주모는 할 수 없이 쌀과 고기를 빌려다가 사또에게 상을 차려주었다. 그런데도 사또는 주모에게 음식값 한 푼 주지 않고 그대로 갈 길을 가버렸다. 이에 대노한 이원익은 곧장 관아로 가 사또를 크게 질책하고 직첩과 관인을 도로 빼앗았다고 한다.

비록 야사지만 이원익의 청렴한 성품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나 지금이나 청렴은 공직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덕목으로 공무원의 6대 의무에도 규정되어 있는 내용이다.

청렴성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탐욕이 없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공직사회에서의 청렴은 탈부패에서 나아가 모든 공무원의 행위가 떳떳하고 완벽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까지 의미가 확장된다.

공무원이 부패하면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저하는 물론 사회 통합에도 장애가 되며 나아가 나라의 기강까지 무너뜨릴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야사에서도 이원익은 최고 벼슬인 영의정까지 올랐음에도 매사 청렴성을 잃지 않았지만 신임 사또는 벼슬이 그에 한참 못 미치는데도 공무원의 권리와 특권을 우선시하고 청렴성을 지키지 않았기에 본보기가 되지 못하고 웃음거리가 되었다.

물론 이원익이 살던 시대와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가치관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나기에 청렴을 실천하기 위해 이원익처럼 두 칸짜리 초가집에서까지 사는 청빈함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청렴은 이원익이 사가에 방문하기 위해 시종 한 명만을 데리고 갔던 것이나 주막에서 간단하게 국밥으로 요기를 했던 것처럼 일상생활에서의 아주 작은 실천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근검절약을 생활화하면서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아주 필요할 때가 아니면 섣불리 돈을 빌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티끌 모아 태산이 되듯 이러한 작은 실천으로 인해 직장 내 청렴한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공직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음은 물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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