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말인가?
참된 말인가?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3.08.2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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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텅 빈 마음에서 생각과 감정이 일어나고, 그 생각과 감정에 따라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행위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겉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말과 행동이 반드시 속마음 및 속생각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속마음은 울면서 겉으로 웃고, 속마음은 싫어하면서 겉으로 좋다는 말을 내뱉는 것이 인간이다. 속으로는 칼을 품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이득을 위해 따듯한 말과 부드러운 웃음을 짓거나, 사실을 부풀리거나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하는 등 인간의 말과 행동은 실로 복잡하고도 미묘하다.

모든 인간이 하늘이 명한 내면의 본 성품인 신의 창조성을 갖춘 만물의 영장인 동시에, 동물적인 어두운 욕망에 흔들리는 지독히 이기적이면서도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말과 행동이 품고 있는 저의(底意)를 정확하게 꿰뚫어 볼 수 있는 바른 안목을 갖추어야만 바른 인간관계는 물론이고, 어떤 일을 추진하는데 낭패를 보지 않게 되는데, 이 같은맥락에서 공자님은 소인배의 전형인 교연영색(巧言令色) 즉, 교묘한 말과 거짓 웃음을 띠면서 얼굴의 표정을 부드럽게 하는 것을 특히 경계하셨다.

특히 공자님께서는 `君子不以言擧人(군자불이언거인) 不以人廢言(불이인폐언)' 즉, 군자는 말로써 사람을 천거하지 않고, 사람의 겉모습을 보고 그 사람의 말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말로써 천거하지 않는다는 것은 겉만 뻔지르르한 화려한 말에 속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의 말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은, 남루한 옷차림 등 겉으로 드러난 모습에 마음이 흔들림으로써, 그 사람이 하는 말의 진정성을 폄하하며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화려한 말이나 남루한 겉모습에 속지 않고 그 사람의 속생각과 속마음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기 위해선, 마음을 0점 조정함으로써 올바르게 보고 듣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지혜로운 인간, 창조적이고 능동적이며 전인적(全人的)인 인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동서고금의 모든 종교 및 수행법들도 마음을 0점 조정함으로써, 순수의식 회복하는 것이 궁극인데, 마음의 0점 조정을 위한 그 무수한 방법 중, 우리 한민족의 전통수행법은 지감(止感), 조식(調息), 금촉(禁觸)이다. 지감은 들뜨고 흐트러지고 탁해진 생각과 감정을 멈추고 그침으로써 마음을 0점 조정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림으로써 마음을 챙기면 그뿐이다. 마음을 챙겨 0점 조정하면 날뛰던 생각과 감정이 제2, 제3의 생각과 감정으로 번져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생각과 감정의 물결이 너무 거센 까닭에 지감이 쉽지 않으면, 생각과 감정의 에너지원인 날뛰는 기(氣)를 가라앉히면 되는데, 날뛰는 기를 가라앉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조식(調息) 즉, 호흡을 고르고 가라앉히는 것이다.

호흡하는 방법은 굳이 배울 필요 없이,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가운데, 깊고 고요한 호흡이면 된다. 조식(調息)으로도 호흡과 기가 고요해지지 않고, 생각과 감정이 평온해지지 않는다면, 그 상황을 벗어나 마음이 0점 조정이 될 때까지 접촉하지 않는 금촉(禁觸)을 행하면 되며, 생각과 감정을 뒤흔드는 상황과 접촉 자체를 금하는 것 즉, 계율을 지키는 것도 금촉의 적극적인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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