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방심(求其放心)
구기방심(求其放心)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3.08.10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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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입추가 지났으니, 이제 가을이 온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가을이 왔다고 해서 당장 시원하고 서늘한 날씨로 바뀌는 건 아니다. 당분간은 무덥던 여름날의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을 예측하기란 어렵지 않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고 해서, 그 즉시 무더위가 사라지고 시원하고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오지 않듯, 세상이 모든 일도 시작하자마자 쉽게 성공할 수는 없다.

성공을 위해선 몇 차례의 고비를 겪으면서, 어느 정도 필요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을이 온 뒤에도 한동안 무더위가 이어지다가,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시원하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조급해하지 않는 마음으로, 어제보다 오늘 더 지혜롭고 올곧은 삶을 살아내는 성실함이 성공적 삶의 지름길이다. 세상의 이목을 끌 정도의 큰 규모의 성공이 아니더라도 매일 매일 새롭게 변화-발전해가면 된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즉, 매일 매일 새롭게 변화하다 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가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성공적 삶은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이다.

성급한 마음으로 서두름 없이, 매일 매일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이 이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성공의 기준을 지나치게 크게 잡음으로써, 자기 자신에게 실망하기보다는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굳게 신뢰해야 한다.

이백이 권주가에서 천생아재필유용(天生我材必有用) 즉, 하늘이 나를 낳았으니 반드시 쓸 곳이 있다고 노래했듯, 모든 사람은 반드시 그 만의 소명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욕심 욕망의 노예로 전락한 줄도 모르는 채, 성공의 기준을 지나치게 크게 잡고, 매일 매일을 인생 낙오자로 살아갈 필요는 전혀 없다.

매일 매일 조금씩이라도 새롭게 변화-발전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며 행복한 삶을 만끽하면 된다.

과거에 연연하며 막연하게 후회하거나 오지 않은 미래에 마음 빼앗기며 걱정하는 일 없이, 목전에서 펼쳐지고 있는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충실한 실존적 삶을 살아가면 그뿐이다.

이를 위해선 매 순간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알아차리며 마음을 챙김으로써, 오랜 습관적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기도, 수행 명상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마음을 닦고 자신만의 비좁은 우물을 벗어났다면, 자신과 세상을 유익하게 할 서원을 굳게 세우고 지공무사한 마음으로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걸어가면 된다.

매 순간순간 생각 일어남과 언행을 하나도 놓침 없이 낱낱이 알아차리며 마음을 챙기는 것과 관련, 맹자님은 ”人有鷄犬放(인유계견방) 則知求之(즉지구지) 有放心而不知求(유방심이부지구) 學文之道(학문지도) 無他(무야) 求其放心而已矣(구기방심이이의) 즉, “사람들은 닭이나 개가 도망치면 찾을 줄을 알면서도, 마음이 도망치면 찾을 줄을 모른다. 학문의 길은 놓친 그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라고 강조하신 바 있다.

마음을 챙겨서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愛惡慾)칠정이 일어나기 전의 텅 비어 고요한 중(中)의 마음으로 돌아가면, 저절로 인의예지(仁義禮智) 사단이 발현되면서 모두가 다 함께 행복한 대동 사회가 펼쳐질 것이다.

지금 나는 어떤 생각으로 어떤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가? 나의 마음은 갓난아기처럼 순수하며, 지공무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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