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석 청주시장께
이범석 청주시장께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23.07.0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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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심사숙고 끝에 펜을 들었습니다.

오랜 공직인연으로 인한 선입견과 편견이 끼어들까 저어되어 어줍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주마가편의 심정으로 몇 말씀 올리니 깊이 혜량하기 바랍니다.

이범석이란 이름 석 자와 털털한 외모가 좋아 크게 한자리할거라고 농 반 진 반으로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보란 듯이 중부권 최대도시로 우뚝 선 통합청주시의 제3대 시장이 되어 놀랍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감회에 젖었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임기 2년차 시장이 되었으니 세월 참 빠릅니다. 남은 3년도 이처럼 쏜살같이 지나갈 겁니다. 어하다가 4년의 임기가 지나가 허무했다던 시장이 있었습니다.

하여 제일 먼저 드릴 말씀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남은 임기 3년을 선택과 집중으로 알찬 시정성과를 창출하시라는 덕담이자 고언입니다.

통합청주시의 초대시장이었던 이승훈 시장의 부름을 받고 부시장으로 부임해 시장권한대행까지 역임했고, 집권여당후보에게 유리한 선거구도와 경쟁후보의 낮은 인지도 덕에 낙승을 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잘나서가 아니라 시운이 좋아서 시장이 되었다고 감사하며 겸손한 자세와 열과 성으로 시민의 뜻을 받들고 섬겨야 합니다.

미래가 창창한 젊은 정치인이니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시장 직에 취해 오만하거나 거드름을 떨면 일회용 시장으로 용도폐기 됨은 불문가지입니다.

공약사업에 대해선 왈가왈부하지 않겠습니다. 시민들의 중지를 모아 산하공직자들과 나름 열심히 하고 있을 것이라 사료되고, `말을 앞세우기보다 행동으로 실천으로 보여주는 청주시장이 되겠다.' 했으니 두고 볼 일입니다.

`더 좋은 청주, 행복한 시민'이란 시정구호도 좋고 `100만 자족도시', `글로벌 명품도시', `충청권 메가시티 핵심도시', `꿀잼도시'를 만들겠다는 4대 시정목표도 그럴 듯해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근본적이고 시급한 게 있으니 바로 청주(淸州)라는 본령을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살기 좋은 맑은 고을 청주가 공해에 찌든 살기 미편한 청주로 추락하고 있어서입니다.

믿고 싶지 않지만 청주시가 `발암물질 최다 배출지역이자 공해지역 1위'라는 화학물질안전원의 발표는 청주의 부끄러운 민낯입니다.

역내에 페인트 제거제나 플라스틱 용제, 세척제 등으로 사용되는 디클로로메탄이라는 화학물질이 많이 배출되어서인데 이 물질이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서 이고 또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과 퓨란 배출량도 전국 평균의 20배를 웃돌고 대기 중 잔류성 유기오염물질도 전국 연 평균 농도를 7배 이상 초과하고 있어서 라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미세먼지 배출(연간 1,100여 톤)도 전국 6대 광역시 평균치를 배 이상 초과한다 하고, 청주권내 소각장만도 16개로 하루 1800톤을 처리하고 있어 소각장 도시로 인식될 만큼 환경이 열악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청주시는 청주테크노폴리스와 오송·오창산단 등에 마구잡이식 기업유치를 하고 있어 환경의 위해성이 점증되고 있습니다.

기업유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주민 건강권이고 환경권입니다. 그러므로 발암물질과 미세먼지의 안전성이 담보된 기업을 가려서 유치하고, 작금의 심각한 공해문제를 해소하고 불식하는 특단의 조치를 우선적으로 강구하고 시행할 것을 엄중히 촉구합니다.

그리고 도시 구석구석이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 시장 취임 후 더 심해졌다는 시민들의 푸념이 있을 정도이니 이 또한 깊이 살펴 바로잡기 바랍니다.

청주는 누가 뭐래도 교육문화 도시입니다. 그 전통과 정체성이 빛을 발하도록 그리하여 시민의 자부심과 긍지가 고양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촉구합니다.

바야흐로 교육문화가 돈이 되고, 산업이 되고, 도시경쟁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청주시의 장점도 청주시민의 특장도 예있으니 안성맞춤입니다.

청주시의 웅비와 시장님의 건승을 기원하며 이만 줄입니다.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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