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빵이 이뤄내는 소소한 기적
커피와 빵이 이뤄내는 소소한 기적
  • 오영근 기자
  • 승인 2023.06.22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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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하우트커피컴퍼니’

 

청주시내에서 충청대로를 타고 내수읍 방향으로 가다가 511번 초정약수로를 만나는 교차4거리를 조금 지나면 내수읍 학평리 154번지에 위치한 하우트커피를 만나게 된다. 하우트의 출발점은 2009년도 산남동 두꺼비생태공원 앞편의 작은 핸드드립 전문점 `커피모임'이었다.

커피모임을 양도하고 나서 2013년도에 충북대 정문 앞 너바나(Nirvana)를 오픈하였다. 이름을 너바나로 한 것은 커피로 일정한 경지에 올라보겠다는 다짐을 담은 것이었다. 하지만 공간도 협소했고 또 너바나에 대한 고객들의 발음이 일정치 않아, 2018년 4월 카센터를 개조하여 현재의 위치에 커피집을 오픈할 땐 카페명을 하우트로 단순화했다.

하우트(Haute)는 본래 불어로 `(키)큰, (위치가)높은, 상류의'라는 뜻인데, H가 묵음이어서 `오트'로 발음하여야 하나 편의상 하우트로 명명한 것. 1층 매장의 절반은 로스팅룸이다. 교반과 드럼의 열파장이 로스팅에 최적화된 로스터기의 명가 독일 프로밧(PROBAT) 12㎏, 60㎏ 급으로 볶고 있다. 균일하고 안정적인 결과물은 언제나 대만족. 이렇게 볶은 커피로 다양한 블랜딩을 시도한다.

메인 블랜딩은 피타와 레드서클 두 가지이다. 피타(PITTA)는 고품격의 마이크로 랏 스페셜티 커피를 이용해 콜롬비아 30%, 과테말라 40%, 에티오피아 30% 비율로 섞어 만드는데 길게 남는 캐러멜과 허니의 고소한 단맛과 초콜릿 플레이버 그리고 살구의 연한 시트러스향이 일품이다.

레드서클(RED CIRCLE)은 1982년 설립되어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쉽을 주관하는 SCAA에서 인증하는 상위 10%의 스페셜티급 생두로 블랜딩한 것. 케냐 40%에 코스타리카와 에티오피아를 각 30% 섞어 만드는데 베리류의 부드러운 향과 과일의 단맛, 고소한 견과류가 크리미한 질감을 타고 잔치를 여는 듯하다.

커피음료에 한해 포장시 천오백원을 할인해 주고, 또 커피 메뉴에 오백원을 추가하면 97% 이상 카페인이 제거된 디카페인으로 마실 수 있다.

커피 업계의 흐름도 그렇고 또 시 외곽에서 운영하다 보니 늘어나는 디저트 수요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고, 또 남의 것을 가져다 그대로 파는 건 용납되지 않아 직접 제과와 제빵에 입문하게 된다. 하여 130여년 전통의 르 꼬르동블루(Le Cordon Bleu) 숙대캠퍼스에서 2년여 시간을 보냈다.

그러니 빵과 과자도 만만치 않다. 최고 요리학교 출신 셰프가 최상품의 프랑스산과 호주산 유기농 라우크 밀가루, 그리고 프랑스 노르망디산 엘앤비르 버터로 빵을 만든다. 여기에 당일생산 당일판매를 원칙으로 하니 맛은 더할 나위 없다. 크루아상, 소금빵, 페스추리, 뺑오쇼콜라 등이 불티난다. 당연한 결과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속으로 블루리본서베이에 선정되었다.

보은이 고향인 주인장 공인일은 최상급 스페셜티 커피를 이용하여 먹고 나서 깔끔하고 향이 오래 남는 너무 시거나 쓰지 않은 커피 만들기에 집중한다. 또 빵과 과자의 비중이 늘면서 이들 메뉴의 조합에 어울리는 커피에 대해 늘 고민한다. 하우트에 가면 나만의 절대 미감을 통해 온 세상이 환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눈부신 상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커피와 빵이 이루어내는 소소한 기적'을 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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