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 사고 없는 봄이 오길
건설현장에 사고 없는 봄이 오길
  • 박상복 안전보건공단 충북지역본부장
  • 승인 2023.02.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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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박상복 안전보건공단 충북지역본부장
박상복 안전보건공단 충북지역본부장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이 지났다.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도 곧 다가온다. 겨울이 천천히 물러가고 새 생명이 시작되는 시기다. 마지막 꽃샘추위가 지나가면, 사람들의 옷차림도 훨씬 가벼워 질 것이다.

지난 겨울은 매서워진 동장군에 강추위가 계속됐다. 강추위와 동반된 폭설은 강원 일부지역과 중부지역의 도로를 뒤덮어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고, 제주에서는 항공기 결항으로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매년 우리는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봄을 맞이한다. 그러나 기쁨만으로 새봄을 맞이하기에는 늘 걱정이 앞선다. 지금부터 `해빙기(解氷期)'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해빙기는 흔히 2월 말부터 4월까지로 볼 수 있다. 기온이 영하와 영상을 오르내리는데, 이러한 급격한 기온 변화로 토양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한다. 말 그대로 `얼음이 녹아 풀리는 때'다.

해빙기의 가장 큰 특징은 겨울철에 지표면 사이에 남아있는 수분인 공극수가 얼어붙어 토양이 부풀어 오르는 이른바 `배부름 현상(Frost Heave)`이 발생하는데, 날씨가 풀리면서 얼었던 공극수가 녹고 지반이 약화되어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지반이 약해져 침하와 변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기초가 흔들려 건축물의 균열이나 무너짐 사고로도 이어진다. 지하에 매설된 가스나 전기배선, 상?하수도관을 파손시켜 대형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해빙기 관련 사고가 가장 빈번한 곳은 건설현장이다. 신축공사 현장에서 보강토 옹벽 상부 일부가 무너져 토사 및 자재에 매몰되어 사망거나, 공사 중 터파기 사면의 토사 일부가 무너져 안타까운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작업 전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안전점검이 꼭 필요하다. 해빙기 건설현장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먼저 공사장 주변 도로나 건축물에 이상 징후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축대나 옹벽에도 균열이나 기울어짐 현상이 없는지, 지반침하나 균열에 의한 무너짐 등도 살펴야 한다. 그리고 공사장 주변에 떨어짐이나 접근 금지를 위한 표지판, 안전펜스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2차 재해예방을 위해 필요하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노·사가 함께 사업장 내 유해·위험요인을 스스로 파악하여 개선대책을 수립하는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여 `자기규율 예방체계'를 확립하여야 한다. 특히, 건설현장의 경우 작업 전 안전점검 회의를 매일 실시하여 발굴된 잠재위험요인과 이에 따른 안전대책을 작업자간 공유하는 안전문화가 자리매김하게 된다면, 해빙기 현장은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로 조성될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우리 공단 역시 해빙기 건설현장 사고예방을 위해 특별감독과 사업주 대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건설업체 리더회의를 개최하여 건설재해예방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재해예방전문가가 부족한 협력업체의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도 전파하고 있다.

봄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겨울이 가면 당연히 오는 계절이지만 봄에 많은 것을 시작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올 봄엔 떠나버린 동장군처럼 해빙기 안전사고가 사라지기를...올해는 일터와 우리사회에 안전이 문화로, 습관처럼 실천되기를... 이제는 건설현장에도 안전사고 없는 봄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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