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인다
아는 만큼 보인다
  • 이주연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 승인 2022.02.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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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주연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이주연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얼마 전 지인에게 선물을 받았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아는 친환경 상품으로 페트병으로 만든 가방이었다. 평소 에코백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방도 마음에 들었지만 페트병을 재활용하여 만들었다는 것이 더 맘에 들었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지구를 살리는데 조금은 동참했다는 생각에 나름 뿌듯해하면서 열심히 들고 다녔다. 버려진 페트병에서 실을 추출하여 가방을 만들었다니 너무 신기해서 남들이 자루 같다고 놀려도 예쁘기만 해 보였다.

그러다 환경문제를 다룬 TV 프로그램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세탁 과정시 의류 등에서 떨어진다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내용을 보고 이게 무엇이지 하면서 채널을 고정하고 보기 시작했다. 내가 그냥 머릿속으로 플라스틱은 딱딱한 형태만 플라스틱 종류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틀림없이 석유에서 만들어진 합성 섬유를 알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플라스틱은 석유로 만들고 과학적으로 페트병과 우리가 걸치고 입고 다니는 옷감인 폴리에스테르가 페트병과 같다는 과학적인 설명을 들으면서 맞다 그렇지 하는 혼잣말을 되뇌고 있었다. 그래서 세탁을 하면 옷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수없이 떨어진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나름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값이 싼 물건보다는 좋은 물건을 비싸게 사더라도 오래 사용하는 것이 친환경이라고 생각하고 남들보다는 조금 더 친환경 소비를 하고 있다고 자부하던 나였는데. 기분이 묘하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친환경 상품이라 쓰여 있던 상품설명을 읽으면서 뿌듯해하며 가방을 빨고 난 뒤라 아마도 더 기분이 좋지 않았던 거 같다.

그렇게 예뻐했던 가방은 이제는 나에게 미자하의 복숭아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활용만 생각하고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생각은 정말 요즘 말로 1도 못 했던 거다.

사람은 무엇이든지 자기가 아는 만큼 만 보이고 생각한다. 많이 안다고 그것이 행동으로 옮겨지지는 않겠지만 몰라서 못하는 것만큼은 없어야 하는 것인데 환경문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 환경론자들의 과격했던 자기주장에 대한 거부감으로 환경문제를 이야기하면 조금은 머리 아파했었기에 지금의 나는 환경문제에 대하여 이렇게나 모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발생한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수거하고 또 재활용하는 것은 당연히 꼭 해야 하는 일이다. 분리 및 재활용이 차선이라면 애초에 발생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소비할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이제 환경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된 소비생활을 해야겠다. 아끼고 소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나의 경제에도 그리고 지구에도 이익일 테니 말이다.

물론 이 가방도 깨끗하게 사용하면서 아주 오랫동안 들고 다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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