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반쪽 전국체전 … 체육계 멘붕
코로나에 반쪽 전국체전 … 체육계 멘붕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1.09.2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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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 개막 20일 앞두고 일반부 출전 불허 결정
충북선수단 1127명중 고등부선수 494명만 참가
“실업팀 입단·연봉 악영향” 강력 반발 … 대책 촉구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왔는데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니 … 맥이 풀립니다.”

충북의 한 실업팀 직장운동부 소속 선수의 하소연이다.

다음달 8일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제102회 전국체육대회를 20여일 앞두고 대학·실업팀 등 일반부 선수들의 경기 출전이 전면 봉쇄되면서 지역체육계가 멘붕에 빠졌다.

고등부 선수로만 출전을 제한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데다 실업팀 입단을 앞둔 대학선수, 연봉협상을 앞둔 일반부 선수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26일 충북도체육회와 체육계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음달 8일부터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고등부 선수만 출전하도록 대회를 축소시켰다.

올 전국체전에 충북은 고등부, 대학 일반부 등 전체 1127명이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대회 축소로 고등부 선수 494명만 참가하게 됐다.

이에 앞서 전국 17개 시·도체육회는 “인원 축소 없이 대회가 정상 개최돼야 한다”며 건의서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년 연속 전국체전 출전이 불발된 일반부 선수들은 정부의 이번 방침을 수용할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 실업팀 감독 김모씨(53)는 “정부가 대회 개막을 불과 20일 앞두고 대학 일반부 출전을 취소한 것은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처사”라며 “정부와 대한체육회는 하루빨리 대안을 마련해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 대학팀 선수 이모씨(24)는 “고등부 선수들보다 오히려 전국체전 성적이 필요한 것은 실업팀 입단을 앞둔 대학 선수들과 연봉 협상에 중요한 잣대가 되는 일반부(실업) 선수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업팀 지도자 김모씨(36)는 “2년 동안 코로나19 여파로 전국대회가 줄줄이 취소·연기된 가운데 올해 전국체전마저 안 열리면 선수들의 사기와 실전 감각에도 영향이 있다”며 “현실을 반영하는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런 사정은 충북뿐 아니라 전국이 같다 보니 급기야 전국체전 정상 개최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청원인은 “2년간 경기들이 다 취소되는 상황에서 선수들은 점점 목표 없이 운동을 왜 해야 하는지 의지를 잃어가고 있다”며 “계속 이렇게 경기가 안 열린다면 스포츠 발전은 더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업팀 선수들은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무작정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개최를 반대하지 말고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 도와 달라”고 덧붙였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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