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상류층 귀족 가문들은 자제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가기 전, 유럽 다른 나라를 돌아보며 문물을 익히는 여행 겸 유학을 보냈다.
이런 여행을 `그랜드 투어'라 한다.
`그랜드 투어'라는 단어는 리처드 라셀의 저서 `이탈리아 여행(The Voyage of Italy)'에서 처음 등장하였는데, 이 책에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도는 그랜드 투어를 다녀온 사람만이 리비우스와 카이사로를 이해할 수 있다”라고 인용되고 있다.
중원역사문화권의 중심인 충북에도 다양한 문화유산 840여건이 곳곳에 소재하고 있어, 충북의 `그랜드 투어'를 다니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단순한 문화유적지 방문을 통해서 그 문화유산을 전부 이해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충북도에서는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생생 문화재'11선(選),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6선,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2선, `고택·종갓집 문화재 활용'2선, `세계유산 활용'1선, `문화재 야행'3선, `유람유랑 문화유산 활용'5선, `문화유산 교육사업'4선, `동행, 문화유산'1선 등 총 35선의 문화재 활용사업을 11개 시군에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행사 하나하나를 소개해 보자면 먼저 `생생 문화재'는 도내 유·무형의 문화재를 활용하여 도민들에게 체험과 교육을 제공하는 사업이며,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은 향교와 서원을 생기 넘치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인문정신과 청소년의 인성을 함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은 문화재의 보고인 사찰에서 다양한 체험, 공연, 답사 등을 진행하며, `고택·종갓집 문화재 활용'은 조상들의 삶과 예지가 깃들어 있는 고택에서 숙박, 체험 등을 진행하게 된다.
`세계유산 활용'은 2021년 처음 시행되는 것으로 `보은 법주사 4차 산업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가상현실체험, 팔상전 탑돌이 행사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문화재 야행'은 야간에 문화재를 활용한 행사로서 청주시의 `청주 문화재 야행'이 대표적이며 청주 성안길, 옥천 구읍, 충주 관아공원 일원에서 진행된다.
`유람유랑 문화유산 활용'은 충북도가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2011년부터 추진해온 문화재 활용사업이며, `문화유산 교육사업'은 문화재를 주제로 각급 학교에 찾아가는 방문교육이다.
끝으로 `동행, 문화유산'은 문화재를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장애우, 다문화 가족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현장답사, 체험교육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들 사업은 대부분 무료로 운영됨과 더불어 정부의 코로나 19 방역 지침 및 안전에 유의하여 운영되고 있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행사들이다.
먼 여행은 어렵겠지만 올해 충북에서 펼쳐지는 문화재 활용사업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그랜드 투어'를 통해 지적 욕구의 충족과 더불어 즐거운 추억을 쌓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