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정 일 근
7시간 수술 끝나고
어머니 환자복 갈아입히며
어머니 흰 젖가슴 꼬집어본다
다시 시집가도 괜찮겠다는
아이 서넛 그 젖으로 키우겠다는
쉰넘은 아들의 농담에
아직 풀리지 않은 전신 마취 속에서
이내 얼굴 붉어지는 어머니
아름다워라! 어머니라는 이름의
저 사랑스러운 여자
# 어머니에게 자식은 늘 어린아이지만 어미와 자식이 같이 늙어가는 고령화 시대입니다. 홀로 사는 노인들이 늘고 동네마다 우후죽순 요양원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오래 사는 것조차 두려워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어머니는 머지않은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몸집 커진 자식을 떠나보내고 쓸쓸히 맞는 노년이지만 지난한 세월을 통과해온 것만으로도 당신의 삶은 참 위대합니다. 언젠가 환자복을 입고 내 자식 앞에 앉을 날도 오겠지요. 그때 내 소원은 어머니처럼 나이 드는 것입니다. 수줍게 웃는 소녀 같은 노모의 얼굴에 주름이 꽃처럼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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