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진실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 박숙희 <문화관광해설사 ·아동문학가>
  • 승인 2015.12.13 1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 박숙희

마음의 문을 열고 더 자세히 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를, 가진 것 없이 줄 수 있는 삶으로 반추하려는, 「직지」상권 일곱 번째 이야기는 제27조사 반야다라 존자(般若多羅 尊者) 말씀이다. 전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부산 화엄사 주지 각성 스님의 『직지』 번역 및 강해(1998년) 등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제27조사 반야다라 존자께서 이미 법을 얻고 난 다음에 교화를 시행하여 남인도에 이르시니 저 향지왕이 존중하고 공양하여 값없는 보배의 구슬을 보시했다. 왕에게 아들이 셋이 있었는데 그 막내아들은 개사(開士)였다.

반야다라 존자께서 그들이 견처를 시험하고자 하여 왕이 보시한바 구슬로써 세 왕자들에게 물어 말하기를 “이 구슬이 둥글고 밝으니 능히 여기에 미칠 만한 것이 있겠느냐?”

두 왕자들은 모두 말하기를 “이 구슬은 7보 가운데 뛰어난 것이니 진실로 이것을 능가할 것이 없습니다. 존자의 도력이 아니시면 누가 능히 이 보배구슬을 받겠습니까?”하였다.

셋째 왕자인 보리다라가 말하기를 “이것은 세상의 보배이나 족히 최상이 아니고 여러 보물 가운데 법보가 가장 최상이 됩니다. 이것은 세상의 광채이나 족히 최상이 될 수 없고 모든 밝음 가운데는 마음의 밝음이 최상이 됩니다. 이 구슬의 광명은 능히 스스로 비추지를 못하고 종요로이 지혜의 광명을 빌려야만 이에 그것을 분별할 수 있나니 이미 그것을 분별한 다음에 곧 그것이 바로 이 구슬임을 알고 곧 도가 있음에 그 보배가 저절로 나타납니다.”

향지왕은 달마 대사의 아버지인데 27조인 반야다라 존자를 궁중에까지 초청해서 공양을 올리고 값진 최상의 보배구슬을 보시했다는 것이다.

달마대사는 바로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고 한다.

달마대사가 인도로 되돌아가신 후에 양무제가 지공 법사에게 달마대사가 어떤 분이냐고 물었다.

지공법사는 도가 높으신 큰 고승이신데 달마대사는 관세음보살의 후신이라고 밝혔다. 그런 분들이 다 개사(開士)라는 것이란다.

보리다라는 보리달마란다. 보리달마가 아는 것은 앞의 두 아들과는 다른 차원이다.

두 왕자는 보배의 구슬이 최고로 뛰어난 보물이기 때문에 반야다라 존자와 같이 도력이 높으신 분이니까 받을 수가 있고 여타의 사람들은 받을 수가 없다고 답을 했는데 보리달마는 그것이 세상의 보배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마음의 보배는 법보(法寶), 불보(佛寶)라는 것 아니겠는가.

법보는 제보(諸寶)보다 더 뛰어난 존재라는 것이겠다.

흔히 정치에서는 진실이 무엇인지조차 규정하기 어렵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진실의 잣대도 사람마다 다르지 않는가.

최근 대통령께서는 국무회의에서 ‘진실한 사람’을 얘기했다고 한다.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이다. 진실이란 수식어를 이름 앞에 자신 있게 내 걸 수 있는 이는 과연 몇이나 될까.

이는 위의 셋째 왕자의 말 ‘모든 밝음 가운데는 마음의 밝음이 최상이 됩니다’처럼 지킬건 지키고 가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마음이 밝은이가 아닐는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