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빗이끼벌레와 수(水)환경변화
큰빗이끼벌레와 수(水)환경변화
  • 이재경 <충북도 수질관리과장>
  • 승인 2014.07.2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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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재경 <충북도 수질관리과장>

우리가 직면한 기후변화중 가뭄, 홍수, 태풍, 저온·고온현상, 폭염 등에 대해 그 심각성을 깨닫고 온실가스 배출 및 저감에 대해 이야기 한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현재 우리나라 통계를 보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비중은 산업연소, 가정·상업, 수송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온실가스로 인한 대기와 극지방 해양에 대한 관측 결과 지구 온난화는 명백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0년간 0.74℃의 기온상승과 지난 25년간 0.45℃의 기온상승으로 북극해 빙하의 해빙속도가 증가했고 남극의 평균기온 상승, 전지구 지표기온 상승으로 평균 해수면 수온이 상승하는 등 엘리뇨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충북도내 전역도 7월 가뭄이라는 수환경 변화와 함께 하천 및 대청호, 충주호에 담수의 부족으로 인한 생태계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물이 부족한 갈수기인 이 때, 큰빗이끼벌레가 4대 강 및 보에서 발견되고 있고 충북도의 경우 금강상류와 무심천, 보청천, 의림지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큰빗이끼벌레는 다르게 태형동물, 이끼동물, 태충동물, 모스 애니멀(Moss animal)로 부르기도 한다.

큰빗이끼벌레는 전세계 50여종이 민물에 서식하며 우리나라는 1928년에 최초로 보고된 이후 현재 11종이 4대 강에 분포하고 있다. 강의 정체수역이나 저수지 등에서 출현되며 지역적인 분포특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형태적 특성을 보면 단위 개충은 1㎜ 내외의 촉수를 가진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노란색, 초록색, 갈색을 띠거나 덩어리를 형성하며 젤라틴성 분비물을 내어 탈리되지 않고 병렬로 번식해 큰 군체를 형성하면서 크기는 1 이상 자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생태적 특징으로는 수초, 바위 등에 고착해 생육하고 먹이는 조류나 원생동물, 세균 등으로 다양하며, 특히 성장 온도가 22∼ 32℃인 흐르는 물이나 부착매질이 없는 곳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현재까지 수질오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된 바는 없으나, 생리·생태적 특성상 정체돼 흐름이 없거나 먹이가 풍부한 정체수역에서는 증식이 활발하며 다소 오염된 수역에 걸쳐 출현하지만 오염이 심한 수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담수에 생육하는 종에는 독성을 가진 종류도 있으며 소형물고기를 치사시킬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에서는 1994년 갈수기때 대청호내 태형동물을 조사한 기록과 보고서가 있으며, 댐이나 보의 축조 등 물의 정체와 주변 시설물들의 건설로 증가된 것으로 보여진다.

올해는 갈수기가 길어지며 수환경변화에 따라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환경부에서는 이끼벌레에 대한 국민 불안감 해소와 불필요한 오해 및 논란을 규명하기 위하여 유역의 분포 현황, 개체·군체 독성, 유해성, 성장, 사멸 등 해외 피해 및 관리사례, 관리방안에 대한 조사 연구를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충북도도 자체 모니터링 계획을 수립하고 환경부 조사지역외의 주요하천과 호소의 집단출현지역에 대비 수질오염도와 연관성을 분석하기로 했다.

그러나 가뭄으로 인한 오염물질 조기 차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우처리시설 증설, 축산농가의 축분 유출방지, 농가의 저질소·인 비료 보급 및 사용 등이 시급하다. 아울러 초기우수를 처리할 수 있는 생태습지조성 등 도민과 관계기관이 장기적으로 수질보호를 위해 노력해야만 큰빗이끼벌레와 수환경변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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