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한훈 선생 추도문 '햇빛'
독립운동가 한훈 선생 추도문 '햇빛'
  • 최영덕 기자
  • 승인 2006.08.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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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하 선생 1주기 맞춰… 국가독립 굳은 충절 담겨
▲ 독립운동가 한훈 선생이 동지의 사망을 추도하며 쓴 글을 손자 한상길씨가 보여주고 있다./유현덕기자 평생을 나라를 위해 항일무장투쟁과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한훈(韓焄) 선생의 추도문이 56년만에 발견돼 선생님 후손인 한상길씨(54·상업·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에게 전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추도문은 한훈 선생이 숨지시던 해인 1950년 4월에 양동하 선생 1주기를 맞아 지은 추도문으로 소방공무원인 박문규씨(48·대전시 서구 복수동·소방공무원)가 지난 76년 고물상에서 헌책을 모으다가 책안에 끼어있는 추도문을 우연히 발견해 30년간 보관하다가 최근 언론을 통해 한 선생님의 어록비 제막식을 접하고 손자인 한상길씨를 찾아 전달하게 된 것. 양동하 선생에게 한훈 선생이 올린 추도문 내용으로는 "을사오조약을 왜국한테 모욕당한지로 반백년에 삼천리 강산과 우리 배달민족은 원한이 천만세에 잊지 못하며 일조에 국권을 잃으니 창생이 도탄에 빠져 한심한 때에 선생은 살신성인으로 대의에 살고 충절에 죽으려는 철석같이 굳은 절개 우리 민족의 한없는 소망이로 소이다. (중간생략) 단기 4283년 음 4월 2일 동지 한 훈 올림"등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양동하 선생의 죽음을 슬퍼하고 본인 자신도 국가독립을 위해 몸바치겠다는 굳센 의지가 담겨져 있다. 할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손자가 되기 위해 독립운동가 유족들을 20여년간 돌보는 등 각종 사회봉사활동과 애국지사 추모사업에도 적극나서고 있는 한상길씨는 "할아버님께서 양동하 선생께 드리는 추도문을 통해 대한민국의 독립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고 있는가를 절실이 느꼈으며 민족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독립투사들의 정신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면서 "항상 할아버님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잊지 않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며 의롭게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훈 선생은 지난 1892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1906년 일제의 침략이 노골화되자 홍주 의병에 참가해 항일무장투쟁을 벌였으며, 이후 부여, 공주 등지에서 계속 활동하다가 계룡산 신도안에서 비밀결사를 조직해 악질 친일군수인 직산(稷山) 군수를 사살하고 만주로 망명했다. 선생은 1919년 5월에 만주 길림성에서 김동순 등과 함께 조선독립군정서에 가입하고 이듬해 8월 조선총독과 정무총감을 처단하려 했으나 발각돼 징역 8년형을 언도받고 옥고를 치르다가 의병활동도 발각돼 재차 23년형을 받았다. 선생은 19년 6개월이라는 긴 세월을 옥고에 시달리다가 형집행정지처분으로 1929년 풀려났으나 6·25전쟁 중 북한군에 납치돼 피살됐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려 지난 1968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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